아기를 업은 여성이 옥수수 밭에서 떨어진 열매를 줍고 있다
(참고사진) 아기를 업은 여성이 옥수수 밭에서 떨어진 열매를 줍고 있다. (2008년 10월 은율군, 심의천 촬영)

 

일부에서는 이미 굶주리는 상태... 군량미 등 과도한 징발이 원인
김정은 정권은 올해 신년사에서 농업을 '사회주의 경제건설의 주공 전선'으로 정하고, 2월에는 공화국 역사상 처음으로 분조장 대회를 개최하는 등 식량문제 해결에 힘을 쏟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와는 다르게 춘궁기를 맞는 농장원들은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벌써 시작된 '춘궁기', 감자 껍질도 없다
북한 북부 국경의 농촌 지역에 사는 아시아프레스의 내부 협력자는 3월 18일과 26일에 걸친 아시아프레스와 전화통화에서, 농촌의 식량사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전했다.
"요즘 우리 농장이 먹을게 진짜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 눈이 녹기를 기다립니다. 눈이 녹고 땅이 녹아야 땅속에 묻힌 언 감자라도 파먹지요. 그러니 눈이 녹기를 고대해 기다립니다. 언 감자를 파먹으려고, 형편이 막연합니다. 감자 꺼풀(껍질의 지방 사투리)도 없어 못 먹습니다"

계속해서 그는 농장원들이 굶주리는 것은 작년 분배를 타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군량미를 다 가져가고 노동자들의 배급도 다 풀다보니 농장원들은 분배라는 게 없었습니다. 지금 먹을게 떨어진 지 오래고 감자 꺼풀(껍질)을 먹어 본지도 오랩니다. 농장원들이 농사나 하는 줄 압니까? 도로닦기를 비롯해 사회동원에 자꾸 동원시키니 농장원들이 일할 새가 없습니다. 자기 농사도 할 시간이 없다는 말입니다"라고 농장의 실태를 전했다.

복수의 협력자의 증언에 의하면, 춘궁기인 현재 농민들의 심각한 식량 부족 현상은 지역이나 농장에 따라 그 정도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

함경북도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3월 28일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앞쪽(북한의 중부와 남부 지역)에는 식량사정이 어떤지 잘 모르겠는데, 함북도는 많이 낫습니다. 한심한 가족은 있지만, 감자껍질을 먹을 정도는 아닙니다. 남의 식량을 꿔서 죽이라도 먹고 가을에 가서 물어주고 그럽니다"라고 현지의 사정을 증언했다.
※분배: 협동 농장의 수확물에서 국가에 규정된 양을 납부하고 나머지는 분배로서 농민에게 나누어 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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