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량곡판매소’ 간판이 걸린 건물
‘량곡판매소’ 간판이 걸린 건물. 열린 문 안엔 텅빈 방뿐이고 쌀은 보이지 않는다. 2012년 11월 북부 국경도시. 아시아프레스 촬영


◇양곡판매소의 부활, 쌀 시장 확대의 통제목적?

주민들의 자유로운 쌀 판매를 한동안 묵과해오던 북한 당국이, 최근 다시 개인의 쌀 판매를 통제하면서 국가가 운영하는 '양곡판매소'에 쌀을 수매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한다. (글: 백창룡)

지난 10월 7일, 북한 북부지역에 사는 아시아프레스 취재협력자가 보내온 보고에 따르면 9월 말 경부터 지역 당국이 '양곡판매소' 외 모든 곳에서 식량판매를 금지시켰다.

당국의 이러한 조치에 대해 취재협력자는 전에 '량곡수매를 대중화 할 데 대한 당의 방침'이 있었고 이에 따라 개인의 여유 식량을 당국이 운영하는 '양곡판매소'에 수매(시장 가격보다 조금 싸게 국영판매소에 파는 것) 하도록 돼 있었지만, 현재에도 식량의 유통과 판매는 모두 개인이 하고 있어 이런 조치가 취해졌다고 설명했다.

북한에서 '양곡판매소'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2년 7.1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라고 여겨진다. 90년대의 극심한 식량난으로 국가 배급망이 붕괴되자, 개인을 중심으로 한 쌀 시장이 급격히 확대됐다. 북한 당국은 이러한 쌀 시장의 확대를 제한하고, 쌀 가격만큼은 국가가 통제하기 위해 국영 상점을 통한 유통망을 복구하려 했다. (북한은 식량을 주민 통제의 수단으로 활용한다)

당시 '양곡판매소'는 개인이 식량을 직접 팔지 못하도록 시장가격보다 조금 싼 가격으로 개인에게서 식량을 수매 받은 뒤, 지정된 국영 판매소에서 팔게 돼 있었다. 하지만 수매 가격이 시장 가격보다 싸고, 쌀의 질도 시장의 개인 쌀보다 떨어지는 등 여러 원인에 의해 판매소에 쌀을 수매하는 사람도, 사려는 사람도 없는 실정이었다.

따라서 '양곡판매소'는 처음부터 명판만 걸린 건물로만 존재했는데, 북한 당국이 이러한 국영 쌀 판매소를 부활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어 취재협력자는 "지역의 식량 문제를 담당한 간부가 직접 나와서 '이번 조치는 당 정책에 의해 집행되는 사업'이라고 공표한 것으로 보아 이 조치가 한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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