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산 시장의 공업 제품 매장. 옷감을 파는 것이 보인다. 2012년 8월 촬영 아시아프레스

 

최근 2월 중순부터 함경북도, 양강도를 비롯한 북・중 국경 지역에서 시장 경기(景氣)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월 중순부터 3월 초순 사이 북한 내부의 복수의 아시아프레스 취재협력자가 시장의 구매력 저하 실태를 보고했다. (강지원)

2월 24일 함경북도 회령시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통화에서 "요즘 여기 장사가 안 되어 너무 힘듭니다. 집사람이 장마당에 나가는데 하루 5,000원도 못 벌어요. 경공업품 값이 다 오르니 사는 사람도 없습니다. 장마당에 나가면 조금 면식 있는 사람한테도 외상으로 상품을 주겠다고 난립니다"라고 지역 시장 실태를 전했다.

인접한 양강도도 같은 모양새다.

3월 1일 양강도 혜산시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지역 시장 동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보고했다.

"시장에 상품은 많은데 팔리지 않아 장마당 입구에 누가 들어서면 매장에 앉은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정도로 손님이 없어요. 채소나 쌀 매장에는 사람이 좀 오는데 공업품 매대는 조용한 게 전달(2월)보다 더 장사가 안 되는 것 같아요. 공업품 매장은 조금만 신용 있으면 매장 물건을 다 후불로 줄 것 같아요"라고 경기가 저하된 시장의 실태를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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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부 국경지역 시장에서 경기의 급격한 하락이나 물가 상승의 원인은 현시점에서 알 수 없지만, 복수의 내부 협력자는 외부 제재 때문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전술한 회령시의 취재협력자는 "(중국에)석탄을 팔아 우리에게 쌀을 주지 않았지만, 결국 돌아가는(유통되는) 돈이 없으면 장사도 안 되지요. 그래서 그런지 요즘 시장이 불경기입니다"라고 말한다.

2월 28일 무산군에 사는 취재협력자도 "중국에서 공업품 수입이 끊긴다는 소문이 돌면서 공업품 가격이 오르고 있습니다"라고 지역 실태를 전했다.

참고로 아시아프레스는 최근 연간 대북 제재에 따른 북한 내부의 경제 동향을 시리즈로 보고해 왔지만, 2016년 3월 대북 제재 결의 ‘2270’이 발표된 직후 북한의 대중 물류 거점인 나선시에서 장래를 예상한 도매업자들의 사재기로 중국상품이 일시 급등한 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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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 국경지역 시장의 갑작스러운 경기 침체의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협력자의 증언에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정보를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국경지역 주민들의 위축된 반응이 시장 경기의 하락에 일정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쌀, 옥수수 등 기본 식량과 중국 위안화의 실세 교환 환율, 휘발유 디젤유 등은 이 한 달 동안 큰 변화가 없었다. 2월 말 함경북도의 시장에서 조사한 물가는 다음과 같다.

※아시아프레스에서는 중국의 휴대전화를 북한 내부에 투입해 취재 파트너들과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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