뺨이 훌쭉 패인 장교가 시장을 서성이고 있다. 2013년 8월 양강도 혜산 시장에서 촬영 '민들레'(아시아프레스)

 

6월 25일은 한국전쟁 발발 67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 직전인 13일과 23일에 북한 병사 두 명이 잇따라 군사 분계선을 넘어 한국에 귀순했다.

한반도에서 가장 경계가 삼엄하고 지뢰도 묻혀있는 지역을 뚫고 온 망명이다. 젊은 병사들이 결사적이었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불과 10일 동안에 병사 두 명이 귀순한 것을 어떻게 볼 것인가? 귀순 성공의 뒤편에는 몇십 배의 실패자가 있었을 것이고 실행은 못 해도 남행을 원하는 병사가 수백은 있을 것이다.

자세한 귀순 동기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한국 당국에 따르면 13일에 망명한 20대 중반인 병사는 키 175센티미터에 몸무게 52킬로다. "대우가 나빠 병사들 속에 불만이 많다"라고 증언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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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병사도 마음속에 여러 불만이 있었겠지만, 군부대에서 굶주림에 대한 불만이 가장 절실했던 것이 아닐까 하고 나는 생각한다.

지금의 북한에는 빈궁한 사람이 아직 많지만, 사회 일반에서는 식량난이 거의 해소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력 100만이라는 조선 인민군에서는 영양실조가 만연하고 있다. 현재도 그렇다. 왜그럴까?

국가의 재정난으로 군량미의 필요량이 확보되지 않는 것과 군 내부의 부정부패가 심각해 지급된 식량이 시장에 빼돌려져 말단 병사에까지 미치지 않는 것이다. 여성 병사들 속에 영양실조로 생리조차 멈추는 사람이 속출한다고 한다.

군에 입대하면 굶주림, 때에 따라서는 폐인처럼 되거나 아사자가 나오기도 한다는 것은 북한에 사는 사람에게는 상식이다. 한편 한국이 풍족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게 됐다.

북한의 표준 군 복무 기간은 남자 11년, 여자 7년에 이른다. 김정은 정권은 "미 제국주의로부터 나라와 수뇌부를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슬로건을 내 걸고 있지만, 무엇 때문에 배고픔을 안고 장기간의 군 복무를 해야 하는지 납득할 수 없는 젊은이가 늘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다. (이시마루 지로)

이동하는 군부대. 병사의 신장 차이가 심하다. 2008년 12월 평양시 사동구역에서 촬영 리 준(아시아프레스)

속옷 차림에 역 대합실에 앉아있는 젊은 병사. 다른 부대 군인이 군복을 빼앗고 위협해 도망쳐 왔다고 한다. 2005년 6월 평안남도에서 촬영 리 준(아시아프레스)

시장의 한 매대 앞에 선 젊은 여병사. 사고 싶은 것이 있는지 잡화 매대 앞에서 계속 상품을 바라보고 있었다. 2013년 8월 양강도 혜산 시장에서 촬영 '민들레'(아시아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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