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 여군이 골목 시장에서 서성이고 있다. 계급장을 보면 하사관이다. 머리핀을 하고 있다. 2013년 6월 양강도 혜산시에서 촬영 '민들레'(아시아프레스)

 

11월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한국측에 망명한 북한 병사의 체내에 많은 기생충이 발견됐다. JSA 소속의 병사라면 북한에서는 대우가 좋은 엘리트 군인임에 틀림없겠지만, 왜 구충제조차 공급되지 않을까? 그 사정을 조사했다. (강지원/이시마루 지로)

'구충제'는 싼값에 시장에서 살 수 있다

인분 비료를 사용하는 북한에서 기생충이 체내에 있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기아가 만연한 1990년대 사회 혼란기에는 구충제의 입수가 어려웠지만, 현재는 어떨까? 11월 말 북부지역에 사는 취재협력자가 조사했다.

"'알벤다졸'이라는 기생충 약을 시장에서 팔고 있습니다. 한알에 중국 돈으로 0.5위안(한국돈 약 81원). 잘 듣는 것 같습니다. 이 약은 유엔서 무상 지원한 것이라고 하는데 남포항에서 들어온다고 합니다. (부정 유출되어) 개인 약 장사꾼에게 들어가기 때문에 누구라도 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산 기생충 약인데, 북한에서 '거품 회충약'이라고 부르는 것이 한 통에 1.5위안(한국돈 약 246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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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 병사를 수술했는데 체내에서 기생충이 대량으로 나왔습니다. 군대에 구충제가 공급되지 않습니까?

"그건 모르겠지만, 군대에 (약을) 공급해도 도움이 안 될 겁니다. 다 팔아 치우니까요. 요즘은 병사들이 모두 배를 곯고 있어 공급된 것은 아무거나 (상인에게) 팔아 그럭저럭 먹고 있습니다. 약이 공급되었다고 해도 전부 (시장에) 흘러들어갑니다"

--군대의 식사 사정이 그렇게 나쁩니까?

"군대는 너무 한심합니다. 여성 병사는 위생대(생리용품)가 공급돼도 아껴서 시장에 팔아요. 배가 고파서. 기생충 약이라는건 군관(장교)들은 사용하는지 모르겠지만, 모두 팔아버리겠지요"

※아시아프레스는 중국의 휴대전화를 북한 내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