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터 앉아서 하는 연설은 스마트함의 연출일까? 2019년 1월 1일의 김정은 신년사 방송 (조선중앙TV 화면)

◆똑같은 소리 하니까 대충 봤습니다

조선중앙방송은 올해도 김정은의 신년 메시지=신년사를 방송했다. 지난해까지는 연단에 서서 연설하는 모습이었지만, 올해는 노동당 청사의 집무실에서 의자에 앉아 내외에 말을 거는, 전에 없던 방식이었다. 방송은 30분 정도로 경제 관련 언급이 많았고 비핵화 의지가 변하지 않은 것도 밝혔다. 이 신년사 방송에 어떤 인상을 받았는지 북부 지역에 사는 여성에게 물었다. 폭넓게 장사를 하는 비즈니스우먼이다. (강지원)

――올해 신년사는 지금까지와 다른 모습이던데 어떻게 봤습니까?

제 주변에서는 글을 보지도 않고 읽고 한다고 대단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다리 불편해서 앉아서 하는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작년과) 분위기가 다르니까, 긴장해서 보다가 똑같은 소리 하니까, 그냥 대충 봤습니다.

※2014년에 김정은이 발을 저는 모습이 여러 번 방송됐다.

――제재로 경제가 어렵지만 <자력갱생>으로 제대로 한다고 강조했습니다만.

※<자력갱생>은 외국에 의존하지 않고 자국의 힘으로 경제 발전을 도모한다는 슬로건이다.

지금 장마당에서 국산품이 많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가격은 눅지만(싸지만) 질이 나쁩니다. 우리 자체로 하는 게 솔직히 하나도 없습니다, 기계든 자재든 다 중국에서 수입하고, (식품은) 보관하는 날짜가 짧고 해서 다 상하는 것도 있고.

중앙에서 자체로 뭐 한다고 상무랑 조직하고 지방산업공장들에 보내 가지고 현대화 한다고. 그런데 돈이 없는데 어떻게 합니까? 국가도 이제는 기관에서 만들어주는 돈을 가지고 운영해야 되는데 가공공장들이 연간 10만이라고 하면 거기 절반도 하기 힘든데... 이젠 <자력갱생>이란 말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자력갱생> 때문에 우리 백성들만 죽어납니다.

――김정은 스스로 비핵화를 언급 했네요.

(핵은) 포기 안 할 것 같습니다. 이제 드물기는 하지만 말끝마다 '핵강국'이고, '세계에서 우리나라를 못 건드린다'고 큰소리 치지 않습니까.

――연초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두 번째 회담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한국, 미국과) 작년 4월에 회담하고, 5월에 회담하고 트럼프 만나고 그럴 때는 다 잘 살고 풀리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달라질 게 없다는 거는 똑같은 현실이니까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 당장 회담한다고 해서 우리한테 차례지는(돌아오는) 것도 없고. 솔직히 말해서 기대를 하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위에 것들 믿고 배급 믿고 앉아있다고 또 굶어 죽겠습니까? 그냥 알아서 살고...

※아시아프레스는 중국의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김일성과 김정일의 초상화가 지켜보는 듯, 신년 연설을 하는 김정은. 2019년 1월 1일 김정은 신년사 방송 (조선중앙TV 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