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 젊은층은 중국의 유행에 민감하다. 사진은 여름스웨터를 입고 멋을 낸 여중생. 2013년 10월 혜산시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교원 집합 비판회의까지

북한 북부의 양강도 혜산시에서 1월 하순, 고등학교 남녀 학생 6명이 성인비디오를 보면서 불순 이성행위를 한 혐의로 보안서(경찰서)에 적발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혜산시에 사는 취재협력자가 전했다.

적발된 학생들은 혜산시 성후중학교와 위연중학교를 올해 봄 졸업할 예정인 6학년 학생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중학교는 6년제로, 중학교 6학년은 한국의 고등학교 3학년에 해당된다. 학생들이 집단으로 성행위를 하게 된 경위와 성인비디오의 출처에 대한 보안서의 조사가 계속되는 모양새다.

취재협력자는 다음과 같이 전한다.

"학생들이 중국에서 유입된 섹스비디오를 보고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만들어진 섹스비디오도 유통되고 있다. 대부분은 숙박시설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 찍은 것으로, 보안당국에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북한에서는 2000년대 초부터 중국을 통해 한국과 중국의 드라마와 성인비디오의 유입이 계속되었고 복사 및 판매되어 널리 유통됐다. 특히 한국 드라마는 서민부터 고위층까지 널리 인기를 끌면서 한국을 동경하는 주민이 급증하는 원인 중 하나가 됐다. 성인비디오도 부유층 사이에 은밀히 퍼져 있었다.

외부 정보의 유입과 확산에 위기감을 느낀 당국은 외국의 영상을 '불순녹화물'로서 단속을 강화했다. 최근 몇 년 동안은 시청만 해도 징역형에 처해지는 등 엄벌화가 진행됐다. 하지만 이번에 미성년자에 불과한 고급중학생이 입수했다는 점에서 미루어 볼 때, 통제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 사건과 관련해 교원에게도 처벌의 화살이 집중되고 있다.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1월 26일, 혜산시의 모든 초등학교, 고급중학교의 교원과 교장이 모여 회의가 열렸고 적발된 학생이 다니는 학교의 교원과 교장이 비판을 받았다고 한다. (강지원)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 국내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