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5일 새벽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정은. 상당히 피곤해 보인다. 조선중앙TV에서 인용

◆'미국과 타협하지 말라'는 곤란한 여론일까

지난 2월 말 하노이에서 열린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나자 제재 해제를 기대했던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실망의 분위기가 확산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거짓말쟁이', '사기꾼'이라고 비난하는 목소리도 많이 들리는 한편으로, 협상을 이루어내지 못한 정권에 대한 불만과 실망도 적지 않았다.

김정은이 하노이에서 돌아온 후 북한 당국은 사회단체나 기업, 주민을 대상으로 정치집회를 열어 미국에 대한 비난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4월 들어 고급 간부들이 대미 비난을 잠재우려고 하고 있다고, 북한 국내 복수의 취재협력자가 전했다. 그 일례를 소개한다.

북한 제3의 도시인 함경북도 청진시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취재를 위해 시의 인민위원회(지방정부)의 공무원과 간부를 식사로 초대해 이야기를 듣는 기회를 마련했다. 협력자가 전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자리에 참석한 하급 간부들은 미국이 핵 포기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핵포기는 미국에 투항하는 것과 같다"
"핵포기를 한다면 미국도 동시병행적으로 포기해야 한다"
"미국 놈들은 믿을 수 없다"
등, 미국에 타협하면 안 된다는 강경발언이 이어졌다고 한다.

"이미 일반주민들의 미국 비난은 사그라져 들리지 않는데, 간부들의 입에서 강한 반미발언이 이어졌다"라고 협력자는 말한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가장 고위인 책임간부는 이외의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미국과 협의를 계속해도, 전쟁이 일어나도, 우리 김정은 장군님이 반드시 이길 것이다" 책임간부는 이 발언에 이어, "오히려 하급간부들이 미국을 욕하는 것을 억제하고자 했다"라고 말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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