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안당국이 국경 연선에 세운 밀수, 마약 매매 금지 간판. 2017년 7월 촬영 이시마루 지로.

 

초등학생까지 복용했나

북부 양강도 혜산시에서 각성제 상습 복용자와 판매자 총 20명을 광장에 세우고 규탄하는 '공개폭로집회'가 열렸다.

혜산시에 사는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공개폭로집회'가 있었던 것은 5월 5일. 오전 10시에 혜강동에 있는 혜산 영화관 앞 광장에서 주민 약 200명이 동원되어 진행됐다고 한다. 취재협력자는 다음과 같이 전한다.

"끌려 나온 것은 남자 4명과 여성 16명으로 모두 약물 관련 범죄자다. 그 자리에서 10명이 5~10년 교화형(징역)을 선고받았고, 나머지 10명은 '노동단련형'에 처했다. 각성제를 밀매・밀수한 사람이 교화형을 받았다"

※노동단련형 : 사회 질서를 어지럽힌 자를 1년 이하의 단기 강제 노동캠프에 재판 없이 수용.

북한에서 각성제 등의 약물이 만연하고 있는 것은 예전부터 잘 알려진 사실이다. 당국도 엄격히 단속해 엄벌에 처하고 있지만,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최근에는 빈곤층이나 소년까지 약물에 손대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한다. '공개규탄집회'는 분노한 당국이 본때를 보여주려는 것이었다면서 협력자는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배경에는 경제 제재에 의한 생활 악화가 있다고 생각한다. 판매자들이 계속 사게 하려고 교묘하게 유혹하기도 하지만, 요즘은 장사가 안되어 생활이 어려워지니까 괴로움에 약물에 손을 대는 사람이 많다.

각성제를 밀매하는 장소가 많아 입수하기 쉽다. 오늘 먹을 쌀이 없는데도 돈이 생기면 각성제를 사는 사람도 있다. 아는 부부는 산에 가서 하루 종일 땔나무를 해 판 돈으로 음식이 아닌 각성제를 산다. 최근에는 소학생, 아이에게도 복용하는 사람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유행하는 각성제는 예전과 달리 효과가 사라지면 심한 두통을 겪는 종류여서 이 때문에 사람들이 반복적으로 복용하게 됐다고 한다. (강지원)

※아시아프레스에서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하여 연락을 취하고 있다.

(참고사진) 북한 국내에 붙여진 약물 사용 엄벌의 포고. 제목은 <디아제팜을 비롯한 진정제와 수면제를 암거래 하는 자들을 엄벌에 처할데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