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 돼지고기를 자르는 장사꾼 여성들. 2012년 11월 북한 북부의 국경도시 시장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북한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 발생이 확인돼 한국, 중국이 전염을 경계하는 가운데 북한 국내에서는 허술한 방역으로 돼지고기의 암거래가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부의 회령시에 사는 취재협력자가 24일에 전해온 바에 따르면 6월 초까지 방역 당국이 돼지고기 유통을 집중 단속했지만, 점차 경계가 풀려 최근에는 고기 장사꾼이 시장에서 몰래 팔거나 집에서 판매하는 암거래가 횡행하고 있다고 한다.

"돼지열병이 심각하다고 당국이 홍보하면서 유통되는 돼지고기를 모두 소각해 매몰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바람에 주민들은 돼지고기를 꺼렸다. 그런데 돼지열병이 사람에게는 감염되지 않는다는 정보가 퍼진 데다 단속이 허술해 몰래 사 먹게 되었다. 이제 폐기 처분도 안 하는 것 같다" 협력자는 이렇게 말한다.

암거래로 판매되는 돼지고기 값이 내려간 것도 사람들의 경계를 느슨하게 한 듯하다. 이전에는 1kg에 중국 돈 15원(한국 돈 약 2,500원)이었으나 최근에는 중국 돈 12원(약 2,000원)으로 떨어졌다.

반면 다른 육류는 일제히 값이 올랐다. 양, 소, 염소, 오리, 토끼 등의 고기 시장 가격은 10~20% 상승. 모두 돼지고기의 2배 가까운 가격이다.

북한에서는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감염이 5월 중순에 확인되어 돼지고기 판매, 유통, 식용의 금지가 통보됐다. 방역 당국과 보안서(경찰)는 시장에서 유통을 엄격히 단속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바이러스는 냉동육이나 햄, 훈제품에서도 활성을 유지해 살아있는 돼지에 감염원이 된다. 감염되면 치사율은 거의 100%라고 한다.

군사경계선에서 육지로 이어지는 한국에서는 야생 멧돼지가 북한에서 남하하는 것을 경계, 북측에 방역 공조를 제안했으나 반응이 더딘데다 북한의 방역체계가 헛점 투성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둘러 남북이 합동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강지원)

※아시아프레스에서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하여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