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드라마도 지하에서 유통

한국 드라마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중국 드라마의 지하 유통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작품도 한국 못지않게 재미있다는 평이다. 특히 중국의 풍요로운 삶의 모습을 알 수 있는 드라마나 다큐멘터리의 인기가 높다고 한다.

"중국 드라마는 단속을 당해도 중국어를 배우는 교재용이라고 둘러대며 뇌물을 주면 눈감아준다. 보는 사람들은 주로 '돈주'라고 불리는 부유층이나 간부들이다"라고 앞에서 언급한 협력자는 말한다.

한국의 케이블 TV에 '중화채널'이라는 중국 TV프로그램과 영화 전문 채널이 있다. 한국어 자막을 붙여 방송하고 있는데, 이것이 몰래 북한에 반입되는 경우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 군중 앞에 끌어내 본보기로 규탄

북한 당국도 수수방관하지는 않는다. 한국 드라마를 보거나 유통시킨 사람을 공개 장소에서 비판하는 '공개폭로집회'가 각지에서 빈번히 열리고 있다.

양강도 혜산시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12월 8일에 열린 '공개폭로집회'에 대해 전해 왔다.

"한국 드라마와 관련돼 체포된 8명이, 동원된 500여 명 앞에 끌려나가 규탄 받았다. 그 중 한 명은 한국 드라마 900편을 하드디스크에 보존하고, 돈을 받고 USB에 복사해주던 사람이라고 한다. 이 후 한국 드라마를 복사한 사람들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조만간 간부들에게도 손이 뻗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협력자에 따르면 '공개폭로집회' 후 통상 20~30일 정도의 예심을 거쳐 처벌이 결정된다. '공개폭로집회'에 끌려 나온 사람은 뇌물이나 친분을 내세워도 석방은 어렵다고 한다. (강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