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 제3의 도시인 청진의 시장 모습. 식량배급제가 거의 붕괴해 국민 대다수는 시장 활동으로 살아간다. 2013년 9월 청진시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중국에서 시작되어 세계로 퍼진 신종 코로나 폐렴 재난에 따른 혼란 때문에, 북한의 비핵화 문제는 어딘가로 사라져버린 듯하다. 북한 국내에서도 이 신종 유행병의 대응과 그 부작용으로 큰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 UN 안보리 결의에 의한 강력한 경제 제재가 3년째에 달한 지금, 코로나 폐렴으로 빚어진 혼란까지 가세한 북한 국내의 경제는 과연 어떤 상황일까.

2월 29일 조선중앙통신은, '이 감염병이 우리 나라에 유입된 경우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김정은의 발언을 게재했다. 김정은 정권의 실제 대응은 마치 계엄령 아래의 상황인 듯 강경하다. 그만큼 강한 위기의식이 느껴진다. 우선, 코로나 폐렴이 중국에서 발생한 이후 북한의 상황에 대해 되돌아보고, 경제 제재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자세히 말하고자 한다.

1) 신종 코로나 폐렴의 충격

◆ 김정은 정권은 신속히 봉쇄 조치를 취했지만

중국 우한시에서 신종 폐렴이 유행하고 있다는 것을 안 북한 당국은, 춘절 연휴 직전인 1월 22일부터 외국인 수용 중단을 여행사에 통지했다. 경제 제재의 대상이 아닌 관광 수입을 포기하면서까지 코로나바이러스의 침입 저지를 우선한 셈이다.

게다가 1월 말부터 중국 국경을 봉쇄해 무역도 멈췄다. 물건과 사람의 출입을 완전히 차단하는, 대담하고 신속한 조치였다. 또한 1월 초순까지 거슬러 올라가, 입국했던 외국인과 무역업무 등으로 중국에 왕래한 사람, 그리고 국내에서 중국인과 접촉한 무역 관계부서 담당자도 격리하는 철저함을 보였다.

북한 당국 스스로, 약품・소독약・검사 장비 등이 부족해 방역 체제가 열악한 것, 일단 국내에서 강력한 전염병이 유행하면 혼자서는 쏜 쓸 방법이 없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을 것이다.

3월 27일 시점까지 북한 당국은 '감염자 제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진위는 불명이다. 북한 국내에 사는 취재협력자들과 거의 매일 연락을 취하는데, 그들도 확인할 수는 없지만, 평양, 신의주, 나선, 청진 등에서 이미 감염자가 나오고 있다는 소문이 퍼졌고 '사태는 심각하다'라고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