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 완장을 차고 있는 사람은 상인을 감독하는 시장관리원. 2013년 8월 혜산시장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북한 당국이 중앙은행에 지시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방지를 위해 화폐 소독과 오염된 지폐를 신권과 교환하는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북부에 사는 취재협력자가 3월 29일 다음과 같이 전했다.

"24일부터 지폐를 회수해 소독, 낡은 지폐는 신권으로 교환하고 있다. 기관, 기업이나 무역회사는 대금을 결제할 때 쓰는 지폐의 3분의 1은 신권으로 교환, 나머지는 소독하고 있다. 일주일 정도 걸릴 것이라고 한다"

인민반에서도 주민들에게 돈을 소독하도록 요구하지만, 애초에 북한 돈을 보유하려는 주민이 별로 없어 효과가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북부 지역의 일반 주민들은 약초나 산나물 등을 무역회사에 납입한 대가로 북한 돈을 받는 것 외에, 일상 생활에서는 거의 중국 돈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 북한 원 하락 계속, '방어'를 위해 외화 사용은 몰수도

한편, 세계적인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의 영향으로 북한 원의 가치가 계속 하락하고 있는 것이 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아시아프레스에서는 양강도, 함경북도, 평양 등 시장에서 실세 환율을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있지만, 작년 말과 비교하면 3월 말 시점에서 대중국 원은 15.1% 하락, 대미 달러는 16.3% 하락했다.

작년 말에 비해 모든 물가가 오르고 있다. 특히 휘발유는 33%, 경유가 36% 오르는 등 중국 수입품의 급등이 계속되고 있다.

작년 11월, 김정은은 직접 외화 사용의 통제를 지시했다. 시장에서 보안원(경찰관)이나 규찰대(단속전담조직)를 동원해 외화 사용이나 암환전 행위를 감시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확산된 이후부터는 전액 몰수 조치를 취하는 등, 통제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겉으로 조선 돈을 사용할 수밖에 없지만, (중국 돈)100원 이상의 고액 물건을 팔 때는 따로 개인 집에서 사고 팔거나, 시장 밖에서 중국 돈으로 지불하게 됐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중국 국경이 차단된 이후에는 무역상사가 시중에서 외화를 사들이고 있어서 일반 주민 사이에서는 원화가 폭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암감이 확산되고 있다"
협력자는 이렇게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북한 당국이 외화 사용을 강하게 단속하는 것은, 경제 제재와 코로나바이러스에 따른 무역 부진으로 외화의 심각한 부족과 북한 원화의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강지원)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