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기사 ・특집

<특집 전후70년> 일본의 링을 석권했던 식민지 조선의 복서들 (이시마루 지로)

모자를 비스듬히 쓴 정복수(앞줄 왼쪽) 씨는 페더급으로, 아마추어와 프로에서 무패를 자랑했다.

모자를 비스듬히 쓴 정복수(앞줄 왼쪽) 씨는 페더급으로, 아마추어와 프로에서 무패를 자랑했다.

◇일본 대표의 전 체급을 조선인 선수가 독점

낡은 사진 한 장을 소개하려 한다. 다부진 얼굴의 젊은이들이 일장기를 가슴에 꿰맨 블레이저 차림으로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은 모습이 찍혀 있다. 이 사진이 촬영된 것은 1940년 1월 필리핀. 일본 대 필리핀 대항전에 파견된 아마추어 권투 일본 대표팀이다. 하지만 마닐라의 영문 신문들은 이 팀을 ‘코리안 복서’라고 밝혔다.

그렇다. 이 일본 대표 선수들과 감독, 코치는 모두 조선인이었다. 미국에서 일본으로 유입된 신흥 격투기인 권투는, 식민지 조선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실력으로도 ‘내지(内地, 일본 본토)’ 능가하게 됐다. 1938년의 전일본 아마추어 선수권은 플라이급에서 웰터급까지 전체급을 조선인 선수가 제패하고 있었다.

프로에서도 조선인 일본왕자(챔피언)가 속출했다. 일본에서 무적의 밴텀급 선수인 서정권은 미국에 진출해 ‘일본 선수’로서 최초로 세계랭커가 되었다. 이 사진을 제공해 준 사람은 필리핀 원정 일본대표팀 매니저로서 참가한 故 김명곤 씨다. (뒷 줄 왼쪽) 메이지대학 시절인 1936년에 미즈카미 히로시(水上弘)라는 이름으로 관동 밴텀급 챔피언이었다.

이 원정의 감독 황을수 씨(뒷줄 가운데)는 1932년 로스엔젤레스 올림픽의 일본 대표로, 역시 메이지대학 출신이다. 김명곤 씨는 일본 패전 후, 한국 아마추어 권투연맹의 부회장을 역임한 중진이었다. 20년 전, 나는 패망 전 조선권투계에 대한 자료 조사 때문에 서울에 사는 김 씨에게 다녀왔다.

페이지:

1

2

関連記事

  1. <북한내부> 평양 ‘여명거리’ 기한까…
  2. <북한내부> 정작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을 어떻게 평가하고 …
  3. 지방도시에서 열린 당조직의 정치학습 집회의 모습. 내용은 김정은에게 충성을 다할 것을 강요하는 것이었다. 2013년 여름 촬영 (아시아프레스) <북한내부> 당대회, 70일 전투 총화로 간부들 전전긍긍&…
  4. <북한내부영상> 엄중해진 북중 국경의 20년을 보다
  5. 식료품 상점 앞에 늘어선 행렬. 드믄히 특별공급이 있을 때는 생활이 곤란한 사람들이 끝없이 늘어선다. 2008년 9월 황해북도에서 심의천 촬영(아시아프레스) <북한내부> 당대회 특별공급 치약세트와 술 한 병, 그마저…
  6. <북한사진보고> 강하고 아름다운 어머니의 모습을 찍다(2)…
  7. 황해남도 옹진군의 위치. 서해(황해)에 접한 한국과의 최전선 지역이기도 하다. 특집 [2012 황해도기근] 곡창지대에서 발생한 대량아사(…
  8. 지난해 7월 12일 당 및 군대 간부들과 김정은의 담화를 노작화한 학습제강 소책자 김정은 노작 뒤늦게 배포, ‘제대군인 역할 높여…

Pickup기사

<북한내부> 조난 빈번한 오징어잡이 배, 사망해도 보상 없어… 남편 잃은 ‘과부’ 잇따라 <북한내부>김정일 생일과 겹쳐 ‘설 분위기 망쳐’ <북한내부 인터뷰> 주민은 평창 올림픽에 거의 관심 없어… 당국은 “南은 적, 환상 가지지 말라, 경계하라” 교육 <북한내부> 개성공단 무단 가동 의류품 전국 시장에 유통… 고품질로 부유층 사이 인기 <북한내부> 휘발유 급등해 최고치 기록, 군대도 목탄차와 소달구지로 물자 운반… 제재영향 진행 <북한내부> 제재의 영향인가? 연료비 급등 및 물가 상승… 대중국 원 환율도 악화 <북한내부> 지금도 사망자 속출, 상상을 초월하는 형무소의 실태를 수감 체험자 여성에게 듣다

북한시장정보

E-BOOK 문서자료집

김정은 시대의 중학교 교과서 자료집DVD

연재기사 ・특집

  1. 중국산 쌀을 파는 여성들이 면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 쌀 자루에는 '아키다 코마치'라는 일본 브랜드가 보인다. 2013년 10월 북부 국경 도시(아시아프레스)
  2. 농촌동원의 작업 중간에 열린 정치 학습의 모습. ‘김정은 동지와 생사 운명을 함께 하는 진정한 동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해 여성 간부가 빠른 말투로 자료를 억양없이 내려 읽는다. (2013년 6월 북부지역에서. 민들레 촬영)
  3. 런던 올림픽에서 귀국한 선수들이 환영을 받고 있다. (2012년 8월 '우리민족끼리' HP에서)
  4. 경성(당시 서울)에 있던 명문 조선권투클럽의 선수들이 한강에서 야유회를 했을 때의 기념사진.
  5. 북한 무역상과의 스카이프 채팅 화면. 2014년 1월 아시아프레스
PAG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