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인권

<탈북자 수기> 내가 받은 ‘생활총화’ (1) 민중이 제일 싫어하는 비판집회이자 독재의 요체

북한에서는 국가 최고 지도자를 제외한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의무가 있다. 바로 ‘생활총화’와 ‘정치학습’이다. 생활총화란 간단히 말하면 ‘반성회’이다. 학생은 학교에서, 농민과 노동자는 농장과 공장에서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 모여 자신의 생활태도나 직무의 결함 등을 고백, 반성하고 친구나 동료 혹은 이웃을 비판해야 한다. 그러나 이 ‘생활총화’의 주 목적은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에 대한 충성도를 체크하는 데 있다. 북한 국민 통제의 요체 ‘생활총화’는 어떤 것인지 그 방법과 실태를 기고한 평양 출신의 탈북자 림철의 수기를 연재한다. (기고: 림철”탈북자”/ 정리: 리책)

 

모든 것의 기본은 ‘말씀’

생활총화는 주 1회를 기본으로 진행하지만, 주 생활총화 외에도 월간 생활총화, 분기 생활총화, 연간 생활총화도 진행된다. 이외 조직의 한 사람이 큰 잘 못을 저질렀거나 일정 기간 해외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경우는 시기에 관계없이 생활총화가 진행된다.

생활총화는 말로만 해서는 안 되며 노트에 기술한 것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참고로 북한의 모든 국민은 생활총화 전용 노트를 가지고 있다. 이 외에도 뒤에서 서술되지만 정치학습용 노트와 김일성, 김정일의 ‘말씀’을 기록하기 위한 노트도 갖고 있어야 한다. 북 주민들은 이것을 통털어 ‘정치학습 노트’라고 부른다. 노트는 가급적이면 질 좋은 것을 쓴다.

특히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표지가 낡거나 종이 질이 나쁜것을 사용하면 ‘정치학습에 대한 관점과 태도’가 바로 서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정치학습 노트는 모든 국민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그 수요는 상당하다. 시장에 가면 붉은 표지에 금색 글씨로 ‘정치학습’이라고 쓴 노트가 세트로 판매되는 정도다. 주 생활총화는 과거 한주 동안 자신이 김일성과 김정일의 사상과 의도, 당의 요구대로 어떻게 생활했는가를 쓰는 것으로 시작한다. 목적이 반성인 것 만큼 주간에 잘 못이 없다 하더라도 ‘100% 옳바르게 생활했다’라고 써서는 안 된다. 반드시 자기 부족점을 들어 자기 비판을 해야 한다.

생활총화의 내용을 노트에 쓸 때에는 앞서 김일성과 김정일의 ‘말씀’ 혹은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의 10대 원칙’의 한 구절을 반드시 인용해야 한다.(현재라면 김정은에 의해 개정된 ‘당의 유일적 령도체계확립의 10대원칙) 이에 비추어 자신이 반성해야 할 점을 꼽는다. 그리고 마직막에는 동료나 학우의 결점을 비판하는 ‘상호비판’도 써야 한다. 참고로 인용한 ‘말씀’과 자기 반성 내용이 맞지 않으면 당 간부 등으로부터 ‘정치이론 수준이 낮은’것으로 평가돼 주목 대상이 될 수 있다.

정리자 주: 김일성과 김정일의 ‘말씀’은 그들이 다양한 분야에 대해 지도, 지시한 내용들로, 모든 사회 활동과 국민 생활의 지침으로 알려졌다. 또 ‘유일 사상체계’는 김일성이 제창한 ‘주체사상’을 조선민족 전체의 지도 이념으로 정한 것으로, 1967년 조선 노동당 대회에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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