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시의 축소
Q : 작년에 중화군과 상원군 등이 평양시에서 떨어져 황해북도에 편입됐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주1)
구 : 평양시의 규모가 너무 커 식량을 공급할 수 없으니까 제외해버렸다고 합니다.

Q : 정부가 돈이 없어 '큰 평양'을 유지할 수 없게 되자 잘라 버린 것이 아닙니까?
구 : 그런 셈이지요. 세계적으로 보면 수도라는 것은 인구가 많은 것이 좋을지 모르지만, (북한에서는) 인민을 먹일 수가 없어요, 지금. 그 만큼의 국력이 없다는 것이죠. 모두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나라도 개인의 가정과 같지 않습니까. 제가 사는 구역에서도 '버는 인간을 한 명 늘리는 것 보다, 입을 하나 줄이자'고 하고 있습니다. 요컨대 (평양시 축소는)입을 줄이는 것과 같아요.

Q : 갑자기 황해북도로 편입돼버린 지구의 사람들은 어떤 모습이었습니까?
구 : 당시 많은 공장기업소가 멈췄다고 합니다. 상원군에는 커다란 시멘트 공장이 있습니다만, 평양에서 떨어진다고 듣고는 노동자가 이제 일을 하지 않겠다고 들어가 주저앉아버렸다고 합니다.

현격히 엄격한 통제
Q : 평양시내에서 정부에 반대하는 삐라가 뿌려지거나 낙서가 쓰여지거나 하는 사건을 듣거나 본 적은 없습니까?
구 : 저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지난 7월 24일의 선거(지방인민 대의원 선거) 때 평안남도 안주의 투표장에서 낙서 사건이 있었다고 합니다. 평양에서는 그런 사건이 있었다고 해도 주변 주민이 곧 보안서나 보위부에 알렸을 것입니다. 그리고 일절 (부근을)차단합니다. 또한 이미 본 사람에 대해서는 절대 입 밖으로 내지 말라고 못을 박습니다. 말해버리면 비밀을 유포한 죄로 정치범이 되니까 소문도 좀처럼 퍼질 수 없습니다.

지방에서는 삐라나 낙서사건이 있어도 제멋대로 이야기해 소문이 널리 퍼집니다만 평양에서는 어렵습니다. 함부로 말하면 감옥으로 가고 평양에서도 추방되기 때문에 모두 조심합니다. 이것은 실제 있었던 이야기인데 지하철에서 여대생 두 명이 '강성대국'에 관해 이야기 하면서 한 명이 "이 상황에서 내년에 강성대국이 될까?"라고 하자 다른 한 명이 "너 아직 그런 이야기 믿어? 강성대국 따위 될 리가 없잖아"라고 했답니다. 그리고 다음 역에서 내리자마자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사람이 두 명의 여대생을 연행했다고 합니다. 그 후 "강성대국에 될 수 없다"고 한 학생은 돌아오지 못했다고 하지요.

Q : 주민이 평양에서 추방되는 일은 자주 있습니까?
구 : 작은 일로도 추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뭔가 죄를 범하자마자 바로 추방입니다. 경제범이든 정치범이든 모두 추방입니다. 지방보다 훨씬 엄격합니다. 평소에도 다들 하는 말에 무척이나 주의를 기울입니다. 이렇듯 추방이 무섭기 때문에 지방보다 범죄도 적은 겁니다. 주민에 대한 감시도 엄하고요. 평양으로부터 지방으로 추방된다는 것은 인생이 뒤집히는 중대사건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신분이 전락한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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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대우를 받는 수도라고 해도 일반서민의 대다수는 하루살이다. 항상 어디서부터 감시의 눈이 빛나고 있는 것 같고 분위기도 무겁다. 거리를 떠돌아다니며 '구걸하는 자유'조차 평양에는 없는 듯 하다. 좀처럼 실감이 나지는 않으나 구광호 기자의 말로부터 짐작할 수 있는 것은 평양에 산다는 것도 정말 힘들어 보인다는 점이다. (내용은 2011년 11월까지의 정보)

(주1) 2010년, 평양시에 속해 있던 상원군, 중화군, 강남군, 그리고 승호구역의 4지역이 돌연 평양시에서 떨어져 황해북도에 편입됐다. 평양 시민이 아니게 된 사람의 수는 30만 명 정도로 추측된다. 2011년 들어 강남군이 평양시에 복귀했다는 설도 있지만 자세한 사정은 알려져 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