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본인에게는 피해가 없었습니까?
강:내 물건은 뺏기지 않았습니다. 동행자가 빨리 도망치자고 재촉했지만 나는 이 눈으로 현장을 확실히 지켜보고 세계에 알려주려 그 자리에 마지막까지 머물렀습니다. 다리는 떨렸지만. 카메라가 있었으면 촬영할 수 있었는데. 보안원들이 인민의 물건을 빼앗다니 이런 강도는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고, 천하의 나쁜놈들이라고, 모두 격노했습니다. 물건을 뺏기지 않으려고 하는 장사꾼들에게 보안원들과 순찰대 대원들이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어느 할머니는 팔려던 돼지고기를 뺏겼다고 땅을 두드리며 울고 있었는데, 젊은순찰대원이 '이 늙다리 노친네! 빨리 사라져라!'라고 소리질렀습니다. 할머니는 '차라리 날 죽여라! 날 죽여라!'라고 고함치고... 보면서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어요.

기자:심각한 이야기군요. 장사꾼들의 반발도 대단했겠네요?
강:모두 입을 모아 욕하고 있었어요. '이 썩을 놈의 새끼들', '번개나 맞아 죽어라'라고. 약탈이 끝난 후에 나팔(확성기)을 가진 남자가 트럭 짐칸 위에서 '내일부터는 시장에서 장사는 절대 하지 못한다. 12월 1일부터 농산물 거래만 허가한다'고 말했습니다. 동행자에게 저 녀석은 누구냐고 물어보았는데 잘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약탈자들이 떠난 시장은 폭격 받은 것처럼 참담했어요. 여기저기 물건이 흩어지고.

기자:도대체 무슨 이유로 보안원이 물건을 빼앗는 겁니까? 들어보기 힘든 이야기입니다.
강:저도 그렇게 생각해 무산시장에서 화장품 장사를 하고 있는 친구에게 물어 보았는데, 11월 29일은 '사법절(주3)' 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날을 축하하는데 음식과 상품이 부족하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뺏었을 거라고, 작년(2010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기자:그러나 장마당을 폐쇄한다는 것은 주민들에게 있어 생사가 달린 문제 아닙니까? 그 후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강:그 다음날 친구 집에 갔는데 장사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장마당에서 장사 못하게 하지않았냐고 물으니 배낭을 짊어지면서 '너 무슨 말 하는거니, 따라 오기나 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장마당에 가보니 전혀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모두 예전처럼 장사하고 있었어요, 저도 이걸 보고 놀랐습니다.

기자:음, 강인하네요.

무산시장에서 일어난 이번 사건은 기념일조차 스스로 챙길 수 없는 경찰기관이 단속을 구실로 장사꾼들을 약탈한 것으로 보인다. 주민을 지켜야 할 조직이 오히려 약탈을 하니 주민들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을 것이다. 2011년 12월 취재,정리 박영민 기자
(주1) 경관의 보조를 하는 하부 조직으로, 각 직장에서 선발된다. 제대 군인이 대부분이고 중국과의 국경에 많이 조직된다. 무기는 소지하지 않는다.
(주2) 콩기름을 짜낸 후의 부산물로, 롤러에 밀어서 만든 띠 형태의 음식, 단백질 공급원으로 인기가 높다.
(주3) 1949년 11월 29일은 인민보안부(경찰청에 해당)가 발족한 날. 당시에는 '정치보안국'이라는 이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