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는 사람이 없어 조용한 평양 제1백화점의 여성복 매장 (사진은 모두 2011년 9월 구광호 촬영)

찾는 사람이 없어 조용한 평양 제1백화점의 여성복 매장 (사진은 모두 2011년 9월 구광호 촬영)

 

3.시장에 패배한 국영 제1 백화점(3)
취재 구광호
감수 리상봉(탈북자)
정리・해설 이시마루 지로

II 인터뷰 '백화점은 선전용입니다'
구광호 (청취자:이시마루 지로)

이시마루:제1백화점은, 건물은 훌륭한데 팔지 않는 상품이 많군요.
구:평양에서 제일 큰 백화점입니다. 평양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백화점의 진열품은 선전에 지나지 않고 판매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취재하러 간 날에 (국정가격으로) 팔고 있던 것은 담배와 위생지, 여성들의 머리핀, 분말 세척제, 주걱, 아이용 구두 정도. 사이다를 마시려고 해도 그것도 팔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진열품이라고. 백화점에 쇼핑하러가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왜냐면 장마당이라면 깎을 수도 있지만 백화점에서 판매원은 정해진 가격에 팔아야 하고, 비싸니까.

이시마루:상점으로서 의미가 없군요.
구:그렇습니다. 크지만 장식일 뿐, 국산품을 사러오는 것은 돈없는 사람들입니다. 좋지 않은 물건이라도 사기 위해 끝이 보이지 않게 줄을 서서 삽니다.

이시마루:언제부터 물건은 팔지 않고 진열만 해놓고 있었습니까?
구:현재의 제1 백화점이 80년대에 건설된 것인데, 당시에는 물건을 팔고 있었습니다. 94년에 한번 문을 닫았습니다. 팔 것이 없어서. 그때는 맥주와 사이다가 몇 개 놓여있는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2000년 지나고 나서 중국제품이 대량으로 조선에 들어오게 되고, 상품이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이시마루:돈 있는 사람들은 어디서 쇼핑을 합니까?
구:장마당입니다. 고급품은 평양시의 통일거리의 '통일'장마당에 가면 팔고 있습니다. 그외는 외화 상점.

이시마루:보안원이 보입니다.
구:화페 교환 후 혼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1) 그때 제1백화점에서 하루만 국정가격으로 물건을 팔았습니다.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밀려들고 유리창이 깨지는 정도의 대 혼란이 빚어져, 사람들이 깔려서 사망자가 몇 명인가 나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보안원이 줄을 세우는 등 질서유지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시마루:물건을 팔지 않으면 백화점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겠군요.
구:그렇습니다. 진열해 놓아두기만 하는 선전용입니다. 제 생각이지만 백화점은 '우리식 사회주의는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열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2011년 중국 동북부에서)

(주1. 김정일 정권은 2009년 말, 통화'원'을 100분의 1로 낮추는 '디노미네이션'을 단행했다. 그때 일시적으로 무리하게 국정가격으로 판매했기 때문에 싼 물건을 사기 위해 국영상점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북조선 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전자판 2010년 1월 12일 기사에 설날 영업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서술돼 있다. '백화점에는 식품, 일용품, 의류, 가구, 전자제품 등의 국산제품이 화폐교환 조치 후의 새로운 가격으로 판매되였다....

(중략)...시내 최대의 백화점인 평양 제1백화점도 아침 7시 반 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종업원들은 전날 밤부터 새벽녘까지 개점을 준비했다. 심야 1시경부터 손님들이 매장에 줄을 서는 것을 보고 당초 오전 10시에 예정됐던 개점 시간을 앞당겼다고 한다.

정명옥 지배인(53)의 말에 의하면, 작년 12월 22일부터 1주간에 440여 종, 400만개의 상품을 들여왔다. 그 결과 제1백화점에는 상품이 넘쳐 많은 시민들로 떠들썩했다. 손님들은 끊기지 않고 오후 3시에 일단 출입이 제한 됐다....(중략)...평양 제1백화점에서는 오전 중에 국산TV가155대, 모포가 550장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