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이동의 단속은 부정부패의 온상
:방금 농민은 자신이 먹을 분량만 확보할 수 있으면 좋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확보합니까?
:수확기이므로 농장에는 경비원들이 있습니다. 그들과 교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술이나 고기, 담배 등을 가져가서 '벼를 베고 싶다'고 말을 걸면, 경비원이 어느 정도 가져가도 좋은지 가르쳐 줍니다. 농민은 재빠르게 수확한 뒤 어딘가 비밀장소에 숨겨 두고 단속이 느슨해지는 초봄에 다시 찾아옵니다.

:매년 이 시기가 되면 그러한 은닉 식량이나 식량의 이동(운반)을 단속한다고 하는데 올해는 어떻습니까?
:올해도 있어요. 규찰대가 나와서 숨기고 있는 식량은 없는가, 부정 유출하고 있는 식량은 없는가 단속합니다. 숨기려는 농민들도 필사적입니다.

:식량을 운반할 때 단속은 어떻게 합니까?
:규찰대 한 명, 보안원(경찰) 한 명이 한 조가 되어 도시의 입구 등 길목에서 진을 치고 통과하는 사람들의 짐을 모두 확인합니다. 트럭에 실린 것까지 전부 뒤집니다.

:식량이 발견되면 모두 몰수입니까?
:정당한 이유, 예를 들면 쌀이나 옥수수를 가루내기 위해 농장 이외의 장소까지 나르는 등의 목적이 없을 경우에는 몰수입니다. 농장 관리위원장의 증명서가 있어야 합니다.

:뇌물은 통하지 않습니까?
:기본적으로 모두 몰수됩니다. 되찾으려면 보안서(경찰서)의 식량단속 담당자를 찾아가야 합니다.

:거기에서 뇌물을 줍니까?
:누군가 힘 있는 사람을 내세우지 않으면, 식량을 되찾기 힘듭니다. 당 간부에게 담배 등 뇌물을 주고 몰수된 양의 3할을 준다고 약속해야 찾을 수 있습니다. 100% 찾을 수는 없습니다. 반만 찾아도 다행이지요. 도와주는 사람이 없는 가난한 농민의 경우는 그대로 포기합니다.

◇내년은 더욱 어려워진다.
:황해도의 농촌에서는 올해 초 춘궁기에 수만 명이 아사한데다 가뭄과 호우가 겹쳐 몹시 힘든 1년이었습니다. 황해도 농민들은 내년을 어떻게 예상하고 있었습니까? :내년은 '쥐도 굶어 죽는 해'라는 소리가 많습니다. 쥐도 굶어 죽을 정도로 낟알이 없다는 의미지요. 같은 의미로 '과부가 굶어 죽는 해가 된다'라는 소리도 있습니다. 상황이 어려워질 겁니다.

정명수 씨의 인터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많은 아사자가 나온 황해도 농촌은 가을 수확 덕분에 일단 한숨을 돌린 듯 하지만, 생활 전반적으로 이렇다 할 개선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대로는 내년의 식량사정도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황해도의 경제상황과 올해 전국적으로 새롭게 시행된다고 알려진 '6.28조치'에 관한 내용을 정리한다. (계속) (정리=이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