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지폐의 뒷면에 그려진 '국제친선전람관'
새 지폐의 뒷면에 그려진 '국제친선전람관'. 발행연도가 2013년이므로, 지폐 교환은 지난해부터 준비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2014년 8월 북한 내부에서 촬영(아시아프레스)


◇1만원권 발행의 준비? 정부의 의도는

마지막으로, 새 지폐 발행의 의도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아시아프레스가 입수한 사진에 의하면, 새 지폐의 앞면은 지금까지 있었던 김일성 주석의 초상화 대신에, 구권의 뒷면에 있었던 김일성의 생가가 그려져 있다. 한편, 뒷면에는 새롭게 '국제친선전람관'이 등장했다. 평안북도 묘향산에 위치한 이 시설은 세계 각국으로부터 김일성에게 증정된 기념품이 전시돼 있다.

주목할 것은, 김일성의 초상화가 없어졌다는 점이다. 지폐교환의 소식을 알려온 취재협력자는 주민의 반응을 이렇게 전한다.
"5천원지폐라고 해도 가치가 없기 때문에, 막 다루어지는 일이 많다. 김일성의 초상화가 너덜너덜해지는 등의 '불경한' 현상을 바꾸기 위해서라는 견해가 있다. 또한 조선의 원이 점점 하락하고 있어서, 김일성의 권위도 함께 내려가버리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또한 북한 북부에서 행정기관 직원으로 종사하고 있는 다른 취재협력자는 "조만간 새로운 최고액 지폐로 1만원권이 발행된다고, 간부로부터 들었다. 이 지폐에는 김일성-김정일이 함께 등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11년말 김정일 사망 이후, 노동당 당원증과 거리의 초상화는 김일성 단독이었던 것에서 모두 김정일이 추가된 '쌍초상화'로 바뀌고 있다. 이것은 죽은 김정일을 김일성과 나란히 '신으로 격상'하는 것이다.

북한 경제는 전과 다름없이 저공비행 중이며, 향후로도 통화 원을 둘러싼 여러 혼란이 혜상된다. 이번에는 당국의 빠른 대처로 2009년과 같은 공황상태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북한 주민들이 정부에 품은 불신이 얼마나 되는지를 엿볼 수 있었던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취재/정리 강지원, 백창룡, 이시마루 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