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공기와 나란히 진열된 브래지어
북한 인공기와 나란히 진열된 브래지어. 인공기는 200원, 브래지어는 300원이라는 가격표가 붙어 있다. 2011년 8월, 구광호 촬영 (아시아프레스)

 

벽면 가득한 브래지어...팔지 않는 이유는?
평양시 중심, 중구역에 위치한 북한 최대의 백화점인 '평양 제1백화점'. 3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며, 김정일이 생전에 몇 번이나 찾은 것으로 유명한 이 곳에 아시아프레스의 카메라가 들어갔다. (취재:구광호 / 글:백창룡)

3층 한 쪽 벽면 가득히 색색의 브래지어가 여러 형식으로 장식돼 있었다. 꽃 모양이나 V자 모양, Z자 모양 등 전시돼 있는 브래지어가 족히 수백 개는 넘을 듯 하다.

이런 매장은 한국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엔 충분하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브래지어를 손에 쥐는 손님은 한 명도 없다. 한 여성이 판매원에게 브래지어를 살 수 있는지 물었지만, 판매원은 외면한다. '뻔한 것을 묻지 말라'는 태도다. 가격표에는 '300원'이라고 적혀 있다.

이것은 사회주의 계획경제에 따른 국정 가격이다. 촬영 당시의 환율로 계산하면, 한국 돈으로 약 78원 정도다. 아무리 물가가 싼 북한이라 할지라도, 이렇게 공짜나 다름없이 판매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규모 적자를 볼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결국 브래지어는 팔기 위한 상품이 아니라,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진열품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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