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측의 삼합진에서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회령시와 마주하고 있다.
중국 측의 삼합진에서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회령시와 마주하고 있다. 굴뚝의 연기, 길가에 차도 보이지 않고 망치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8월 말 이시마루 지로 촬영 (아시아프레스)

일본 패전으로부터 70년이 되는 올해 8월을 중국 지린성 연변 조선족 자치주에서 보냈다. 중국에는 통계상 약 180만 명의 중국 국적 조선족이 거주해 있고, 이 중 80만 명이 북한과 접하는 연변에 거주하며 자치주를 형성하고 있다.

중국 조선족의 뿌리는, 조선시대 말기부터 일제시대에 걸쳐 주로 한반도 북부로부터 이주한 농민들이다. 조선족은 일본의 패전 전까지는 '일본인'이었다. 일본은 조선을 병합한 뒤 중국에 이주해 살고 있던 조선인의 중국 귀화를 인정하지 않고 반도 내에 사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일본 국적에 편입시켰지만, 항일무장투쟁에 동참하는 사람이 끊이지 않았다.

15년 정도 전부터, 이런 조선족이 대이동하고 있다. 약 50만 명이 주로 한국으로 이주했고, 일본으로도 5만 명 정도가 유학이나 비지니스 등으로 가고 있다고 한다. 또한 베이징이나 상하이, 다롄 등 대도시로도 나가서 조선족 농촌 마을은 걷잡을 수 없이 붕괴되고 있다.

북한과 국경을 이루는 강, 두만강 중류에 위치한 룡정시 삼합진으로 갔다. 이곳은 90년대 후반부터 10년 정도의 기간 동안, 강 건너 함경북도 회령시로부터 탈북 난민이 대량으로 건너 온 곳이다. 마을의 조선족은 북한에서 건너 온 사람들을 동정하여 식사나 의류를 제공하거나 숨겨주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탈북해서 오는 사람이 거의 없다. 북한 측의 경비 강화와 더불어 3년 전부터 중국 측에 철조망이 설치됐기 때문이다. 또한 삼합진의 조선족 인구가 급감해버린 것 또한 원인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