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 국영 상점 앞에서 명절 특별배급을 받기 위해 줄을 선 주민들. 2008년 9월 황해북도에서 촬영 심의천 (아시아프레스)

(참고사진) 국영 상점 앞에서 명절 특별배급을 받기 위해 줄을 선 주민들. 2008년 9월 황해북도에서 촬영 심의천 (아시아프레스)

 

2월 16일은 김정일의 생일이다. 4월 15일인 김일성 생일(태양절)과 함께 북한 최대의 명절로 기념하고 있다. 이 두 명절에 북한 정권은 '지도자의 배려'라는 명목으로 국민에게 선물=특별 배급을 해왔다. 각종 식품과 술, 담배, 식당의 식사 서비스 등이다. 어린이에게는 교복, 학용품, 과자 등이 배급됐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심각한 경제난으로 지도자의 선물의 질적, 양적 저하가 현저해졌고 최근에는 일반 가정에 술 한 병과 쌀 1킬로그램 정도, 어린이들에겐 비닐 주머니에 든 국산 과자 세트를 하사(下賜)하는 정도였다.

2월 16일은 김정일 사망 이후 '광명성절'이라고 이름붙여졌다. 올해의 '광명성절' 선물은 어떠했을까?

북한 중부에 사는 취재협력자에게 전화로 물었다. 이 협력자에겐 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한 명 있다.

 

(참고사진) 5년 전 아이들에게 공급된 과자 봉지. '세상에 부럼없어라'라는 글과 평양의 '만경대 학생 소년 궁전'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2011년 2월 촬영 최경옥 (아시아프레스)

(참고사진) 5년 전 아이들에게 공급된 과자 봉지. '세상에 부럼없어라'라는 글과 평양의 '만경대 학생 소년 궁전'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2011년 2월 촬영 최경옥 (아시아프레스)

 

: 특별배급으로 뭔가 주었습니까?
협력자: 직장에 다니는 노동자는 두 달분 배급으로 현미 3킬로와 강냉이(옥수수) 2킬로. 그것뿐입니다. 농장원에게는 쌀 저축한 게 있을 거라고 시금치 600그램만.

: 김정일 생일에 회의나 모임이 있었습니까? 그리고 아이들에게 선물은?
협력자: 모임은 아직 아무것도 없어요. 아이들은 과자 한 봉지가 나왔지만, 사탕과 강정 2개, 껌 7개.

: 그런 선물을 받고 좋아합니까?
협력자: 하하하 (웃음)

: 시장에서 파는 과자에 비해 질은 어떻습니까?
협력자: 질이 못하다는 정도가 아닙니다. 물론 맛도 없어요.

김정은은 1월, 신년 연설에서 언급했듯이 지난해부터 '인민생활 향상'을 정책 슬로건,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핵실험, '로켓 발사'를 강행한 지금 생활 향상의 공약을 실행할 의지나 재정적 여력이 있는지, 그것을 알 수 있는 지표 중의 하나가 이날의 선물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강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