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의 의도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 씨는 "그거야 불 보듯 뻔하다. 간 사람들이(탈북자) 우리를 비방하니까 여기 있는 가족들한테 엄포를 줘서 한국에 있는 가족들한테 알려지도록 하려는 게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보위부 강연을 듣고 주민들은 '북에 현재 살고 있는 김영남의 동생이 당시 영생탑 폭파 지시를 자발적으로 보위부에 신고해 칭찬도 받았는데, 3대를 멸족한다니 어떻게 처리될지 궁금해하고 있다'면서 북한에 남아있는 탈북자 가족들은 공포를 느끼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강연을 한 지역의 범위에 대해 협력자는 고무산 등 다른 지역에서도 강연이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아마 함북도 전체나 아니면 국경지역 주민들만 대상으로 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북중 국경은 탈북과 밀수 방지를 위해 경계태세가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순찰 전에 검사를 받는 국경경비병. 2004년 8월 북중 국경 두만강 상류의 중국측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북중 국경은 탈북과 밀수 방지를 위해 경계태세가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순찰 전에 검사를 받는 국경경비병. 2004년 8월 북중 국경 두만강 상류의 중국측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북한은 지난 2012년 7월 남한으로 탈북했다가 재입북한 전영철의 거짓진술을 토대로 '동까모'(김일성. 김정일 동상파괴 모임)의 존재를 거론하면서 이 조직을 한미 양국이 사주했다고 비난공세를 한 바 있다.

한국에서 조사한 결과, '동까모' 사건이 실제로 있었는지는 의심스럽고, '김영남'이라는 탈북자의 존재에 대해서도 확인하지 못했다.

이번 보위부 강연에서 '탈북자 가족의 3대멸족'을 들고 나온 것도 '동까모'의 실제를 다시 꺼내 탈북자 가족들을 위협하고 외부와의 연결을 차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문제를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국가안전보위부가 공개된 주민회의에서 '3대 멸족'을 거리낌 없이 운운한 것은 북한의 심각한 인권실태를 보여주는 한 사례일 것이다.

※아시아프레스는 중국제 휴대전화를 북한 내부에 투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