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옥수수 이삭을 찾는 농촌의 한 할머니. 2008년 10월 황해북도의 한 농촌에서. 촬영 심의천(아시아프레스)

올해 초봄부터 심각한 가뭄을 겪는 북한이 작황에 큰 피해를 입는 모양새다. 옥수수가 주요 작물인 북부지역에서는 수확물이 없어 말라죽은 옥수수 밭을 벌써 갈아엎는 농장이 있는가하면 곡창지대인 평남, 황해도 지역도 가뭄 때문에 농사를 망쳤다는 보고가 복수의 협력자로부터 전해지고 있다. 더욱이 굶주린 농민들이 출근을 거부하고 있어 농장 밭은 잡초만 무성해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협력자들은 전망했다. (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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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중순 함경북도 회령시 인근 농장에 사는 취재협력자 A씨는 아시아프레스와 통화에서
"요즘 농장원들이 힘들다는 건 말도 못 한다. 원래 허약한데다 요즘 더 먹지 못하니 출근을 하지 않아 농장의 밭이 잡초 밭이다. 그런데다 가물어서 올해 농사는 다 망했다"라고 지역 농장 상황을 전했다.

같은 함경북도에 사는 다른 취재협력자 B씨도 같은 시기 통화에서 지역 농장 상황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올해 가뭄 때문에 지역 농사 다 망했다. 앞쪽(곡창지대)에도 가물어서 건질 게 없을 것 같다고 한다. 우리 지역의 ●●리, ●●리, ●●리 쪽에서도 절량 농가가 늘어나고 있다. 농장원들이 출근하지 않아 간부들이 집에 찾아가면 '먹을 게 없어 일 못 나간다'라며 버티고 있어 농장 간부들도 죽을 맛이라고 한다"북부의 다른 지역인 양강도의 농사 상황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7월 말, 양강도 농촌지역에 사는 취재협력자 C는 전화 보고에서
"우리 지역도 가뭄 때문에 농사 망했다. 강냉이가 다 말라죽어 벌써 밭을 갈아 엎는 농장이 몇 개 된다. 농장원들도 먹을 게 없어 출근하지 못해 농촌지원자가 없으면 농사도 못 지을 형편이다. 그런데다 잡초가 곡식보다 더 무성해 김을 매려해도 방법이 없을 정도다"라고 지역 실태를 설명했다.

주요 곡창지대인 평남, 황해도 지역도 가뭄 피해가 크다고 한다.

전술한 양강도의 취재협력자C는 "평남, 황해도 쪽은 땅이 가물어 터갈라지고 먼지만 날리고 있고 옥수수는 다 망하다시피 했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북한 대중매체도 봄철 전기간에 걸쳐 가뭄에 의한 농작물 피해 방지를 대대적으로 독려하고 나섰다. 가장 최근인 8월 1일 노동신문에서는 "가물피해막이 전투는 당중앙 옹위전, 사회주의 조국의 존엄 사수전, 자연을 길들이기 위한 사생결단의 전쟁"이라고 전하면서 가뭄으로 인한 농사 피해의 심각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보도된 6월 29일 노동신문에서는 "세계식량계획, 유엔식량 및 농업기구 등 국제 기구 대표부들이 황해도 곡창 지역의 가물피해 상황을 요해하고 피해의 심각성을 인식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내부 협력자들의 보고와 북한 매체의 보도를 볼 때, 올해 북한의 농사 작황이 크게 감소할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하지만 평소에도 '군량미, 수도미(평양시를 배급하기 위한 식량)'등의 각종 명목으로 국가 공급의 식량을 농민에게서 수탈을 해 온 당국이, 모자라는 식량을 어떻게 조달할지 의문이다.

더욱이 계속되는 미사일 발사로 국제사회의 외면과 대북제재도 강화되었다. 내년 연초부터 군대와 군수공장 등, 국가에 의한 식량공급에 의존하고 있는 조직이나 기업에서는 식량부족이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