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제품이 대량으로 팔렸던 양강도 혜산 시장의 여성 상인. 2013년 8월 촬영 아시아프레스.

 

북한이 개성공단을 무단 가동해 국내 공급용 의류 제품을 대량 생산, 유통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된 제품이 개인 상인들 손에 넘겨져 각지방으로 유통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북한 내부 복수의 취재협력자가 조사해 전해왔다.(강지원/이시마루 지로)

복수의 아시아프레스 북한 내부 취재협조자는 지난해 11월 이후 의류품 유통업자 등을 만나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의류품의 국내 유통에 대해 알아보았다.

취재협력자 A씨는

"개성공단에서 불법으로 생산한 제품들이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한국인들이 철수한 다음 중국에서 주문한 물량을 생산하고 있었는데 (대북제재로) 중국으로 나갈 수 없어 국내용으로 판매되고 있다. 작년 가을까지는 대부분 내의류가 생산되었지만, 시장에서 중국 상품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장갑, 모자만 없을 뿐 양말부터 내의류 전체가 유통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10월 6일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개성공단 내 한국 소유의 의류공장을 몰래 가동하고 있다는 한국 매체의 보도에 대해 "공업지구에서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 그에 대하여 그 누구도 상관할 바가 없다. (중략) 공업지구공장들은 더욱 힘차게 돌아갈 것"이라며 개성공단을 일방적으로 가동하고 있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A씨에 의하면 생산된 제품들은 아무런 상표나 로고가 없고 「공단제품」이라고만 칭하며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제품은 기관이나 회사를 거쳐 판매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 돈주들에게 넘겨져 지방 도시에 유통되는데, 보통 개성에서 사리원으로, 사리원에서 도매상에게 넘겨져 컨테이너 차량으로 혜산, 청진, 김책 함흥 등의 지역으로 유통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