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은 언제부터 이렇게 냉정해진 것인가?

또 하나. 작년 말 한 북한 청년이 탈북해서 일본에 입국했다. 모친은 재일코리안으로, 40년 전에 귀국사업으로 북한에 건너갔지만 탈북해 일본으로 돌아온 사람이다. 생이별한 아들이 어머니를 쫓아 탈북, 다시 만난 것이다.

그 소식을 후지테레비 계열의 인터넷뉴스가 보도했는데, 1000건에 가까운 댓글 대부분이

"한국으로 가야 한다"
"스파이, 공작원이 아닐까"

라며 골칫거리 취급을 하는 것이었다.

현재 탈북자들은 한국에 누적 3만 명이 넘었고 일본에도 약 200명이 살고 있다. 예전 일본으로부터 북한에 넘어간 재일조선인과 그 일본인 아내, 그리고 그 자녀들이다. 즉 일본에 입국한 탈북청년은 일본 시민의 가족인 것이다.

작년 김정은 정권의 핵・미사일 실험을 반복하여 긴장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독재정권과 그곳에 사는 사람을 하나로 뭉뚱그려서 북한에서 왔다고 하면 우선 공작원인지 의심한다.

가까운 이웃이 고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에는 상상이 닿지 않는다. 언제부터 일본인은 이토록 냉정해진 것일까 하고, 새해 벽두부터 기분이 무거워졌다.

 

추기 - 총련본부총격은 비열한 범죄다.

2월 23일, 도쿄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중앙본무 대문에 총탄을 발사한 사건이 있었다. 체포된 두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동기를 '북한 미사일 발사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라고 진술했다고 각 언론사가 27일 전했다.

'중이 미우면 가사도 밉다'라는 핑계인가. 터무니없이 비열한 범죄다. 김정은 정권에 대한 반발이 조선총련에 대한 폭력으로서 돌려진 것이다.

조선총련에는 두 가지의 성격이 있다. 하나는 재일조선인의 권리옹호조직이라는 측면. 생활 상담과 조선학교운영 등이 주요 역할이다. 다른 하나는 조선노동당의 '일본지부'라는 측면이다. 조선총련의 독재정권에 대한 철저한 추종은, 재일조선인 가운데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김정은 정권을 계속 대변하는 것이 비난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총련과 재일조선인은 박해 받아도 어쩔 수 없다'라고 인정해서는 절대 안 된다. 테러와 박해는 민주사회의 자살행위이자 적이다. 무서운 것은, 테러와 인권침해를 허용・묵인하는 분위기가 일본사회에 떠도는 것이다. 단연코 이 비겁한 범죄를 용서해서는 안 된다. (이시마루 지로)

※2018년 1월 16일자 마이니치 신문 오사카판에 게재한 기사를 가필・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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