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회담하는 김정은. 2019년 1월 10일 중국중앙텔레비전에서

◆제재 해제를 기대했는데...

북한의 김정은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핵화를 둘러싼 정상회담은 결렬되었다.

2월 28일 오후 4시경부터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의 범위와 상응 조치인 경제제재의 완화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18시가 되자 북한 북부에 사는 취재협력자로부터 전화 연락이 왔다. "그래서 조미회담은 어떻게 되었습니까?"라고 묻는다. 신경이 쓰였나 보다.

오찬은 취소되고, 공동 성명도 내지 않고, 회담은 성과 없이 끝났다고 전했다.

"그럼 경제제재가 계속된다는 것입니까?"

――그럴 것 같네요. 당분간 제재 완화는 없겠지요.
"(김정은이) 평양을 떠날 때부터 계속 TV에서 방송했기 때문에 기대하고 있었는데... 〇〇도의 무역국에는 다른 지역의 상사(商社)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이번에야말로 제재가 풀릴 것이라고, 대단히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그래, 제재는 얼마나 계속될까요?"

이 협력자는 중국과 무역이 활발한 국경도시에 산다. 하노이에서 북미회담이 결정된 후, 제재 완화를 기대해 전국의 무역상사 담당자가 속속 모이고 있다는 것이다. 지방정부 무역국에 등록하기 위해서라고.

――제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습니다. 미국 측은 영변 외 은닉된 핵시설의 비핵화 조치를 요구했는데, 김정은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제재가 안 풀리면 큰일입니다. 국가기관이 밀수해 들여오는 자동차 부품 등의 가격이 계속 올라서 차량을 이용한 장사는 운임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비핵화가 진행되지 않아서 일반 주민이 경제제재로 고통받는 현실이네요.
"(김정은 정권이) 원래 우리 민중 따위 걱정했습니까? 혹시 제재가 풀려도 옛날같이 우리에게 배급 준다고 기대하는 사람은 여기 없습니다. 모두 무서워서 말을 못 할 뿐입니다. 핵포기는 안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왜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까?
"회의나 강연회에서는 핵무력이 있으니까 제국주의자들이 우리에게 손을 못 댄다. 핵무력이 없으면 먹혀버리고 노예로 살게 된다, 계속 그런 설명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진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 따위 없지요. 윗사람들은 자신들 지위가 위태롭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니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강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