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일에 시작된 집단체조의 모습. 조선중앙통신에서 인용

평양에서 6월 3일부터 막 시작한 집단체조 <인민의 나라>가 10일부터 중단된 상태다.

첫날 관람한 김정은이 공연 내용에 대해 "그릇된 창작•창조 기풍, 무책임한 일본새(일하는 태도)에 대하여 심각히 비판했다"라고 4일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이 때문에 프로그램의 변경이 불가피해져 공연이 중단됐다는 분석이 한일 언론에서 나왔다.

아시아프레스의 취재협력자가 집단체조에 자녀를 참가시키고 있는 부모와 동원 담당 관계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더니 "아이들이 배고프다고 울면서 부모에게 전화하는 상태"로 많은 학생이 연습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난 때문에 당국이 참가자에게 제대로 된 식사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 10월 초순까지 이어질 장기공연을 중단한 이유일 가능성이 있다.

◆ 온 국민이 농촌동원이라 집단체조 할 때가 아닌데...

집단체조 공연 중단에 대해 취재협력자는 14일 다음과 같이 전했다.

"참가자에게 밥도 제대로 주지 못하는 것도 있겠지만, 지금 국내는 집단체조 할 처지가 아니에요. 전국의 모든 주민이 농촌에 동원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올해는 비가 적게 내렸기 때문에 그야말로 총동원 태세로 물을 긷고 있습니다. 관람할 사람을 모을 수 없지 않을까요”

이 협력자에 따르면 작년 9월에 열린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 에서는 평양에서도 자발적으로 보러 가는 사람이 적어서 인민반이나 지역 사무소에서 관람 동원을 할당했고, 지방에서도 평양에 보내는 노르마가 부과됐다고 한다. 참고로 이번에 중단된 <인민의 나라>는 입장권을 5,000원(한국 돈 약 700원)에 주민들에게 판매했다고 한다.

◆ 시진핑을 집단체조로 대접하나?

취재협력자가 집단체조에 동원된 아이의 부모를 추가 취재한 결과, 12일부터 훈련이 재개되었다고 아이가 전화로 알려왔다고 한다. 이것은 20~21일에 북한을 공식 방문하는 중국의 시진핑 주석에게 집단체조를 관람시키기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

북한 정권은 외국 손님을 집단체조 관람으로 대접하는 일이 많다. 2000년 10월에 방북한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김정일과 함께 관람했고, 작년 9월에 방북한 문재인 대통령도 김정은과 함께 관람했다. (강지원/ 이시마루 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