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0 판문점에서 악수하는 김정은과 트럼프. 노동신문에서 인용.

◆ 하노이 실패에서 크게 실망한 교훈

6월 30일 판문점에서 갑작스럽게 이뤄진 김정은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면. 북한 국내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북부지역에 사는 복수의 사람에게 내부 분위기를 물었다.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

판문점에서의 북미 회담에 대해 북한 관영언론은 7월 1일 일제히 보도했지만, 작년 4월 남북 정상회담이나 6월 제1차 북미 회담 때와 같은 흥분은 전혀 없는 것 같다. 오히려 당국은 기대가 높아지는 것을 억제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1일 오전 9시에 텔레비 방송이 있었지만, 모여서 보라고 사전에 통보한 것은 없었다. 일반주민은 제재가 느슨해져 생활이 나아지면 좋겠다고 말하는데, 기대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하노이에서 트럼프와의 회담이 실패하자 크게 실망했으니까”
양강도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이렇게 말했다.

◆ 당회의에서 ‘트럼프와 만나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라고 강조

“도의 당 간부가 나온 이날 회의에서는 먼저 도시 미화사업, 삼지연 건설 현황과 지원 문제가 거론되고 이어 판문점 회담을 언급하면서 ‘트럼프나 문재인과 만났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자력자강으로 전진해야 하는 만큼 환상을 가져서는 안된다. 이를 기관, 기업소, 주민에 교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정은의 권위 발양을 의도한 듯한 발언을 하는 간부도 있다고 한다.
양강도의 한 무역회사 사장은 사석에서 협력자에게 “트럼프가 요구해서 원수님(김정은)이 판문점까지 가서 대면했다. 트럼프는 대통령에서 탄핵 당하지 않기 때문에 비핵화를 하지 않더라도 우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양강도의 인민위원회에 근무하는 간부는
“트럼프는 백악관에 우리 원수님의 초상을 걸었다고 한다. 이번 대면에서 트럼프는 미국 사람들로부터 신망을 얻을 것이다”라는 황당무계한 내용을 이야기했다고 한다.

◆ 극히 냉정한 북한 주민

서프라이즈 회담에 놀라 향후 전개에 기대하는 분위기가 고조되는 한국, 일본과 달리 북한 주민의 반응은 매우 냉정하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 김정은이 한•미•중•러 정상들과 여러 차례 회담을 했지만 제재는 풀리지 않았고, 오히려 생활악화가 심해져 '어차피 바뀌지 않는다', ‘설레발치고 싶지 않다’라는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전술한 당회의에서 간부의 발언은 북미 협의가 짧은 시일에 진전되지 않을 것이라는 정권의 판단이 있었고, 하노이 회담 결렬로 전국이 실망해 김정은의 권위마저 훼손된 경험에서 선전을 억제한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프레스에서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 국내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