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국내의 파견 노동자 선발

2019년 11월, 북한 국내 취재협력자에게 의뢰해 함경북도, 양강도, 평양의 파견 노동자 선발에 대해 조사했다. 역시 내각(內閣) 주도로 시행되고 있는 실태가 밝혀졌다. 우선 임업성, 관광관리총국, 무역성 등 중앙의 행정기관이 파견 인원수의 큰 틀을 정한다. 그리고 평양과 지방의 산하 기관(각 기관의 지방 부서, 무역 회사, 외화벌이 기관 등)에 할당해서 모집・선발 절차에 들어간다. 해외 파견을 희망하는 사람은, 소속 직장과 조직의 추천을 받은 뒤, 해당 지역의 보위원과 보안원이 확인하고 이력서를 제출한다.

신청은 시와 군, 도를 거쳐서 중앙의 행정기관(예를 들어 성(省))에서 비준(승인)을 받는 구조이다. 임업성의 모집을 예로 든다면, 도(道)의 임업총국을 거쳐 도당간부인 해외파견지도원이 개별 면접해 '문헌(文獻, 신상명세서를 의미)'을 확인하고, 성으로 돌려보내 담당자와 보위성의 비준을 받는다.

파견되는 사람은 '현직(現職) 확인서'라는 서류에 담당 보위원, 보안원, 소속 기관 책임자, 거주 지역 인민반장의 '보증 사인'을 받는다. 별도로 세 명의 보증인도 필요하다고 한다. 본인의 이력서와 가족 친척 관계도도 제출한다. 집안에 한 명이라도 탈북자가 있으면 파견이 허가되지 않는다고 한다.

"선발 기준의 첫째는, 철저하게 계급적 기초(성분과 가족의 이력)에 따른다. 사촌 안에 비법월경자(탈북자)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불가능하다. 기혼 여성이라면 자녀가 두 명 이상 있어야 한다. 건강 진단 및 전염병과 에이즈 검사를 받는다" (함경북도의 취재협력자)

"식당 등 서비스업은 기준이 엄격하다. 신장 규정은 160cm 이상. 외모에 따라 158cm도 허용된다. 무역 회사와 외화벌이 회사 간부의 자녀들이 주로 선발된다. 노래와 악기, 춤에 뛰어난 사람은 별도로 우대받는다. 각지에 있는 예술 학원 학생도 우대 선발된다" (양강도의 취재협력자)

해외 파견은 일반 사람들에게 꿈과 같은 일이다. 대부분 돈이 있는 사람이나 간부의 자녀들이라고 한다. 부모는 외화 수입도 기대하지만, 딸에게 '외국물 먹이는' = 외국 체험을 시켜주고 싶어서 뇌물을 주고서라도 보내고자 한다고 한다.

"우리 집에는 돈도 힘도 없지만, 토대(계급적 기초)가 좋고 딸이 예뻐서 중국에 갈 수 있었다. 평생 한 번도 비행기를 못 타고 외국에 못 갔던 부모처럼 살지 말고, 밖에 나가 눈을 크게 떠준다면 기쁠 것이다" (중국에 딸을 보낸 양강도의 어머니)

양강도의 협력자에 따르면, 본인 수중에 남는 돈은 월 300~500 중국 원 정도다. 중국 체류 기간은, 북한 측 내규로 공장 노동자는 1년~1년 6개월이고 식당 종업원은 2년이다. 연장도 된다고 한다.

■ 귀국 후에는 엄격한 억압과 감시

양강도에 사는 취재협력자가, 중국 식당에서 2년 근무를 마치고 2019년 초에 귀국한 여성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그녀는 중국에서 귀국한 뒤 3일 동안 당위원회와 청년동맹(여성의 경우, 고급중학생 이상이거나 미혼 유직자가 소속한 조직)에서 '자체 검토서'를 쓰게 했다고 한다.

해외에 나가 있는 동안 저지른 잘못을, 자기비판하는 형식으로 쓰는 것이다. 본인에 의한 자기평가와 현지 감독자의 보고가 합쳐져 평가된다. 사소한 잘못도 적어야 한다. 외국풍 옷차림과 머리 모양을 하지 않도록 주의를 받았다고 한다.

한편, 공장 파견 노동자는 조금 사정이 다르다. 이들은 '기술 노동자'라고 불린다. 함경북도 새별군과 나선시의 피복공장에서, 한 개의 작업반이 집단으로 파견된 경우도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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