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프레스가 입수한 신 《10대원칙》의 실물. 손바닥 크기이다.

감춰진 북한의 최고강령 《10대원칙》 기사 일람 >>>

《10대원칙》은 헌법과 노동당 규약을 초월하는 최고 규범이며, 북한 특유의 절대주의 권위 체제를 담보하는 중요 장치이다. 그런데도 《10대원칙》은 지금껏 대외적으로 비공개되어, 공식 미디어나 문헌에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일본과 한국의 전문가 및 연구자들도, 북한 사회에서의 그 '무게'와 운용 실태의 엄격함을 이해하지 못하고 경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북한 사람을 900명 이상 취재한 경험으로 비추어 보면, 《10대원칙》은 북한 사회에 사는 사람과 모든 조직, 제도, 정책을 묶는 쇠사슬이다.

최초의 《10대원칙》은 1974년 4월에 김정일이 발표한 《당의 유일사상체계확립의 10대원칙》(이하 구 《10대원칙》)이다.

구 《10대원칙》이 만들어진 1974년, 김일성은 62세였고 위정자로서 절정기였다. 《10대원칙》 안에서 김일성은 항일 혁명 투쟁을 승리로 이끌고, 주체혁명사상을 창시해 유일한 영도자인 수령으로 자리매김한다. 한편 김정일은 '당중앙'이라는 호칭으로 구 《10대원칙》에 나타난다.

'수령님의 령도 밑에 당중앙의 유일적지도체제를 확고히 세워야 한다'(원칙 10)라는 문장이 있듯이, 김정일은 김일성의 '대리인'이라는 위치이다. 이 시기로부터 20년, 북한 사회에서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 동지'라는 두 리더십이 혼재하는 기간이 이어진다. 이 20년간 김일성은 서서히 신격화, 상징화가 진행되어 점차 비세속적 존재가 되어갔다. 그리고 실제 집무 범위와 권한이 '대리인'인 김정일로 옮겨갔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김일성은 1994년 7월 사망했다. 북한 방방곡곡에 '수령님은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라는 표어가 새겨진 '영생탑'이 세워졌다. 거리의 김일성 초상화는 젊은 날의 위엄있는 사진에서 미소를 짓는 '태양상'으로 대체되었다. 김일성의 시신은 방부 처리되어 금수산기념궁전에 안치, 국민의 참배 대상이 됐다.

김일성-김정일 시대에 정해진 구 《10대원칙》을, 새로운 영도자 김정은에게 맞추어 2013년 6월 개정한 것이 신 《10대원칙》이다. 시대와 국내・국제 환경이 급변하는데도 북한은 포스트 김정일 체제에서도 '수령 절대 체제'를 유지하기로 하고, 새로운 영도자로서 김정은의 위치를 신 《10대원칙》에 의해 확정한 것이다.

상세한 설명은 후술한다. 우선 10개 항목의 조문을 소개한다. 이번에는 그중 1~3조이다. (이시마루 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