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중학생으로 보이는 노숙자 소녀가 시장 안에서 연탄불을 피우고 있다.2012년 11월 양강도 혜산시 촬영(아시아프레스)

◆ 김정은이 승인한 노동당 문건

북한 내 경제 악화가 심각해지고 있다. 곳곳에서 집 잃고 방랑하는 꼬제비=부랑자가 늘어나자 당국이 대책을 지시한 사실이 노동당이 발행한 내부 문건에서 드러났다.(강지원/이시마루 지로)

경제 악화의 주요 원인은 김정은 정권의 코로나 바이러스 과잉 대응에 있다. 코로나의 유입과 확산을 막기 위해 1월말부터 중국 국경을 봉쇄하고 감기증세만 나타나도 20일간 격리하는등 과잉한 대응때문에 경제마비가 심각해졌다. 현금 수입을 날리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다.

아시아프레스가 입수한 것은 " 8월중 군중들속에서 제기된 대표적인 동향, 유언비어와 대책보고" 라고 제목을 붙인 문서다. 작성한 곳은 노동당 조직부로 부제에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의 2020년 9월 4일 비준 방침" 이라고 돼 있다. 조직부가 전국의 행정조직과 경찰 등 공안기관에 지시하는 내용을 김정은에게 제안해 승인을 받은 것이다.

입수한 로동당의 내부 문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 「부랑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명기

문서의 내용을 보자.
최근 부랑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동향」이라는 제목을 달아, 대책 의견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인민위원회들(지방정부), 안전기관들(경찰 등 공안조직)에서 자기 지역에서 방랑하는 부랑자들을 빠짐없이 찾아 구호소들에 보내여 생활을 안착시키며, 비상방역사업에 지장을 주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게 교영사업과 법적통제를 강화하며 엄중한 대상들에 대하여서는 법적으로 엄하게 처벌하도록 하려고 합니다" ( ) 안은 필자의 보충.

문건 속 부랑자는 북한에서 꼬제비로 불리는 떠도는 사람들이다. 김정은 정권이 코로나 방역대책을 강화한 4월 중순경부터 늘기 시작했다는 보고가 북한내 각지의 취재협조자들에게서 들어오고 있다.

현금 수입을 잃은 도시 취약계층이 빚을 갚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집을 팔고 꼬제비 생활을 시작한다. 부모가 양육할 수 없게 되어 아이들끼리만 방랑하는 경우도 많다. 시장에서 구걸하는 어린이와 노인의 모습이 봄 이후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한다.

◆ 사망자도 발생

굶주림과 병에 쓰러져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보고도 많다. 함경북도 무산군의 취재 협력자는 12월 말에 다음과 같이 전했다.
"12월 20일 아침 주초노동자구에서 두 어린이가 부둥켜안은 모습으로 숨져 있는 것이 발견됐다. 추워져서 동사했을 거라고 말다툼하고 있다. 온갖 방책을 다해 집을 떠나는 주부가 늘고 있고 방치된 아이들이 떠돌고 있다"

입수한 내부 문건에는 거주지를 이탈해 살고 있는 <미거주자>를 빠짐없이 원래의 지역으로 보내도록 요구하는 기술도 있었다. 경제 악화로 사회질서를 일탈하는 사람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시아프레스에서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 내로 반입해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