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안당국이 북한과의 접경에 세워놓은 밀수 마약매매 금지의 간판. 2017년 7월 이시마루 지로 촬영.

◆ 궁지에 몰리자 마지못해 판매인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대책으로 엄격한 통제가 시작된 지 얼마 안 있으면 1년이다. 경제마비가 도를 더하면서 현금 수입이 없어져 기아선상을 헤매는 사람이 나오는 형국이다. 궁핍과 굶주림이 온 나라에 퍼지는 가운데 각성제 범죄가 늘어나면서 당국은 단속에 애를 먹고 있다.  (강지원)

곤궁하고 돈도 없는데 왜 각성제 범죄가 느는 걸까? 노동당 대회가 끝난 1월 18일, 양강도에 사는 협력자 A씨는 각성제의 유행에 대해 아는 안전원(경찰관)으로부터 들은 것과 당국의 통지를 조사해 보고해 왔다.

“코로나 방역으로 중국과 교역이 끊기고 통제도 심해져 장사는 전혀 안 된다. 서민들은 정말 형편없는 삶이다. 그날 먹을 것을 살 돈이 없어 빚을 내거나 가재를 팔거나 하는 사람이 잔뜩 생겼다. 그렇게 몰리는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히로뽕(각성제)' 밀매에 손을 댄다”

A씨 조사 결과 요즘 각성제 판매가격은 1g당 120~150중국원. (1중국원은 약 170원) 그것을 0.1g씩 나누어서 포장해 판매하고 있다. 일반 소매가격은 0.1g 포장이 북한돈으로 1만원(1월 20일 현재 1만원은 약 1800원) 정도라고 한다.

코로나 사태 후 각성제 사용 증가는 전국적인 경향인 것 같다. 함북 회령시에 사는 협력자 B씨도 현지에서 소량 판매가 확산되고 있다며, 이렇게 이유를 설명한다.

“먹고살기가 힘든 데다 앞날이 전혀 보이지 않자 체념과 도피로 각성제에 손대는 사람이 늘고 있다. 예전에는 함흥•평성 등지의 화학공장에서 몰래 제조된 각성제가 각지로 운반됐지만 최근에는 이곳저곳 농촌에 생산 거점이 들어서 공급망이 다양해지고 있다. 말단 판매원 대부분은 부양여성(직장에 출근하지 않는 가정주부) 들이다”

◆ 가재도구-집 담보로 각성제 복용

협력자 A씨는 아는 안전원에게 듣고서 각성제 매매 실태에 놀랐다고 한다.

“혜산에서 붙잡힌 밀매상의 집에 경찰이 들이닥쳤더니 남의 집 가재도구, 의류, TV 3대 등 대금대신 담보로 잡은 물건이 가득하다고 한다. 입사증까지 있었다고 한다”

입사증이란 거주등록증을 말한다. 북한에서 주택은 국유로 판매할 수 없기 때문에 「입사증」이 거래된다. 각성제 대금이 쌓여 집까지 빼앗겼다는 것일까.

◆ 잡아도 죽을 정도의 깡마른 복용자는 방치

“안전원이 각성제 복용자를 검거하러 집에 가면 가재도구가 아무 것도 없고, 뼈와 가죽만 남은 송장 같은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그런 인간을 잡아봐야 죽을 뿐이라, 그대로 두고 가기도 한다고 한다. 당국도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다”

또 판매상 사이에 사기 행위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많은 양의 각성제를 도매상에게서 외상으로 구매해 놓고 외상값을 치르지 않는 식이다. 한 판매상이 자수해 사기를 당했다고 진술하는 바람에 붙잡혔다고 A씨는 말했다.

김정은 정권은 각성제, 마약범죄를 방관하고 있지 않다. 김정일 시대에 비해 훨씬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단속망을 피하기 위해 요즘 판매상들은 마스크 가장자리에 구멍을 뚫어 각성제를 넣어 주고받는다고 한다. 마스크를 사고파는 척하는 셈이다.

범죄자들도 코로나 대응에 여념이 없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