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절대비밀〉 지정 문서를 입수했다.

조선노동당이 2021년 10월 초 발행한 문서로, 재정난에 시달리는 김정은 정권이 결국 지폐 발행을 할 수 없게 됐고 그 대신 임시 금권 '돈표'를 발행할 수밖에 없게 된 사정이 적혀 있다.

한편 주민들이 불신감에 상점과 시장에서 '돈표'를 받기 거부하거나, 깎아서 매매하는 등 혼란이 빚어지는 점도 적나라하게 담겼다.

입수한 북한의 〈절대비밀〉 지정 문서의 표지 (아시아프레스)

◆ 임시 금권 '돈표'란 무엇인가?

우선, 이 '돈표'에 대해 설명한다.

'돈표'는 조선중앙은행이 발행한 임시 금권, 말하자면 '쿠폰'이다. 액면은 정규 지폐 최고액과 같은 5000원. 9월 초, 한국 미디어가 입수한 사진을 통해 밝혀졌다. 발행된 것은 8월부터 9월 초 사이로 추정된다.
※ 5000원은 11월 12일 실세 환율로 약 670원.

그런데, '돈표'는 발행되자마자 주민들로부터 불신을 사고 있다. 북부 지역에 사는 여러 취재협력자는 10월 후반에 현재 상황을 이렇게 보고했다.

"나라의 돈도 믿을 수 없는데 '돈표' 같은 거 누가 믿겠는가. 장사꾼들은 되도록 안 받으려고 한다" (함경북도)

"'돈표'를 두고 사람들은 코웃음을 쳤다. 그래서 5000원권을 현금 4000원 정도로 깎아서 매입하는 환전상이 나오고 있다. 그들은 아직 현금을 가진 기업과 기관에 들고 가서 연줄을 이용해 현금과 바꿔서 차익을 얻는다. '돈표'가 나와서 나라에 돈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으니, 무조건 중국 위안이나 미국 달러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양강도)

이것이 새롭게 발행된 임시 금권 '돈표'. 사진을 입수한 탈북자로부터 제공 받았다. (아시아프레스)

◆ '코로나로 재정 위기' 인정

입수한 내부 문서는 이렇게 설명을 시작한다.

「당조직들에서는 경애하는 총비서동지께서 2021넌 9윌 24일에 주신 비준과업을 철저히 집행하기 위한 정치 사업자료 《중앙은행돈표를 발행한 국가적조치에 대한 옳바른 인식을 가지고 그 류통과정에 편향이 나타나지 않도록 할데 대하여》를 접수하면 즉시 일군들과 근로자들, 주민들속에 빠짐없이 침투하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

문서는 노동당의 선전선동부가 작성했다. 김정은의 지시에 따른 '돈표' 유통으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간부와 근로자, 주민을 확실히 통제하라고 선전선동부가 당조직에 촉구하는 내용이다.

애초에 북한 당국은 왜 임시 금권 '돈표' 발행을 단행했을까? 그리고 어떤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

「최근 국가적으로 5,000원권종 중앙은행돈표를 발행하여 기관,공장.기업소들의 생산경영활동과 관련한 자금, 일군들과 종업원들의 생활비(급여를 의미),주민들의 저금돈,은행카드돈 등 여러 공간을 통하여 지출하고있다.」

내부 문서는 이렇게 쓴다. 즉, 당과 행정, 공안 등의 기관과 국영기업에 자금을 투입하고 금융기관의 화폐 유통이 막히지 않도록, 현금이 아니라 '돈표'를 발행한 것이다.

그리고 발행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그리나 세계적인 보건위기가 장기화되고있는것으로 하여 국가적으로 공장,기업소들의 생산과 경영활동에 필요한 현금수요를 원만히 충족시키지 못하다나니 경제건설과 인민생활향상을 위한 사업이 지장을 받고있다.국가에서는 화폐류통에서 일시적으로 조성된 난관을 주동적으로 타개하기 위하여 5,000윈권종 중앙은행돈표를 발행할데 대한 조치를 취하였다.」

입수한 내부 문서의 일부. 「화폐류통에서 일시적으로 조성된 난관을 주동적으로 타개하기 위하여 5,000윈권종 중앙은행돈표를 발행할데 대한 조치를 취하였다」라고 적혀 있다. (아시아프레스)

 

'보건위기'란 당연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팬데믹을 이르는 말이다. 북한 정부는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작년 1월 말부터 중국과의 국경을 닫아 무역을 격감시키고 국내에서 사람의 이동과 물자의 유통을 엄격히 통제했다. 그 부작용에 의해 재정위기가 발생하고 있음을 문서는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필요한 현금수요를 원만히 충족시키지 못하다나니'라고 하면서 왜 현금을 더 발행하지 않고 임시 금권을 발행했을까? 돈을 찍어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을 두려워했다면, '돈표'의 발행에서도 같은 우려가 생길 것이다.

◆ 종이와 잉크 수입 못해 지폐 인쇄 불가능

김정은 정권이 정규 지폐를 발행하지 못한 이유는, 중국에서 종이와 잉크를 수입하지 못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양강도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10월 중순 "중국에서 종이와 잉크가 들어오지 않게 돼 일시적으로 국산품으로 인쇄하고 있다고 관리로부터 설명을 들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다른 협력자는 "'돈표'는 100% 국산이라고 당국은 설명하는데, 질이 나빠서 일반 종이 같다"라고 말했다. 외화난으로 중국에서 수입이 어려워져서 지폐 인쇄용 종이와 잉크가 바닥났을 것이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10월 28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돈표' 발행 이유를 '지폐용지와 특수 잉크 수입이 중단됐기 때문'이라고 보고했다. 중국 세관 당국이 매월 발표하는 무역통계에는 올해 4월 이후 북한이 중국에서 종이를 수입한 기록은 보이지 않는다.

입수한 내부 문서에는 '돈표' 발행 목적과 용도에 대해, 주민이 보유한 외화와 교환을 독촉하거나 생활곤궁층 지원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없다.

◆ 믿지 못해 받기 거부하는 주민들

'돈표' 유통에는, 대체 어떤 불편이 나타나고 있는 것일까?

문서에서 '돈표'는 국가가 발행하는 현금과 같은 가치, 지불 수단으로 기능한다고 한다. 그러나 함경북도 협력자는 이에 반박한다. "정부는 '정규 돈과 같다'라고 말하지만 누가 믿겠는가? 지금까지 실컷 속아왔다. 차라리 물물 교환이 낫다"

내부 문서는 주민 사이에 나타난 수취 거부의 움직임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지금 중앙은행돈표의 류통과정에 이러지러한 편향들이 나타나고있다.일부 상업급양봉사기관들과 시장들,주민들이 중앙은행돈표를 가지고있다가 후에 현금과 바꾸어주지 않으면 야단이다.돈표의 질이 5,000원짜리 돈보다 못하다고 하면서 잘 받지 않고있다.」

금권의 유통에 치명적인 수취 거부가 일어나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입수한 내부 문서의 일부. 「5,000원짜리 돈표를 4,000원 혹은3,800원으로 인하시켜 받겠다고 하는것이다」라고 한다. 시장에서는 제대로 취급되지 않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아시아프레스)

◆ 난무하는 유언비어

「더우기 엄중한것은 일부 야외매대와 시장들에서 봉사원들과 판매원들이 5,000원짜리 돈표를 4,000원 혹은3,800원으로 인하시켜 받겠다고 하는것이다.」

발행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금권 할인'까지 발생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정부가 난무한 유언비어에 시달리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중앙은행돈표의 류통과정에 나타난 심각한 편향은 이뿐이 아니다. 지금 생활비(급여)를 올러주기 위해 돈표를 발행하였다는 류언비어,가짜돈표가 나왔다는 류언비어,인차 화폐교환(통화 절하)을 하기 위해 돈표룰 발행하였다는 류언비어,낡은 돈표는 국가에서 받지 않는다는 류언비어들이 나돌고있다.」

◆ 처벌 내비치며 위협하는 당국

김정은 정권이 궁여지책으로 발행한 '돈표'가 주민과 시장으로부터 외면받자 당국은 이를 강권으로 억누르려 하고 있다.

「상점과 식당을 비롯한 봉사단위들과 시장과 야외매대, 려객뻐스들에서 손님들이 내는 중앙은행돈표로 즉시 봉사결제를 해 주여야 한다. 중앙은행돈표를 인하시켜 받는 현상이 절대로 나타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중앙은행돈표를 인하시켜 받는 현상, 돈표를 위조하거나 매매하는 현상, 돈표류통과 관련한 류언비어를 퍼뜨려 민심울 흐리게 하는 현상들은 당적,행정적,법적으로 강하게 대책하여야 한다.」

「모든 일군들과 근로자들,주민들은 중앙은행돈표를 적극 리용하고 그 류통과정에 사소한 편향도 나타나지 않도록 함으로써 나라의 화폐류통과 사회주의경제건설,인민생활향상에 이바지하여야 한다.」

2020년에 시작된, 탈북 방지용 가시철조망 강화 공사는 거의 완성 단계로 보인다. 대부분 고압 전기 장치가 붙었다고 한다. 중국 측에서 2021년 10월 중순 아시아프레스 촬영

◆ 최근 상황은?

이 〈절대비밀〉 지정 문서가 나온 후, '돈표'의 유통은 원활히 진행됐을까? 11월 11일 북부지역에 사는 협력자가 최신 동향에 대해 보고했다.

"지금도 장사꾼들은 '돈표' 같은 건 안 받으려고 해서 시장에서도 유통량이 적다. 모두 '위에서는 쓰라고 하는데 저런 거 믿을 수 없다'라고 입을 모은다"

김정은 정권의 궁여지책이었던 임시 금권 발행은, 현재로서는 제대로 제 기능을 못하는 모양이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 〈절대비밀〉 지정 내부 문서 원문

※ 입수 경로 비밀 유지를 위해, 문서 일부를 옮기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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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비밀   포지안

당조직들에서는 경애하는 총비서동지께서 2021넌 9윌 24일에 주신 비준과업을 철저히 집행하기 위한 정치 사업자료 《중앙은행돈표를 발행한 국가적조치에 대한 옳바른 인식을 가지고 그 류통과정에 편향이 나타나지 않도록 할데 대하여》를 접수하면 즉시 일군들과 근로자들, 주민들속에 빠짐없이 침투하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

정치사업을 진행한 정형을 10월●일●시까지 콥퓨터망으로 보고하여야 하겠습니다.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화폐류통사업은 나라의 경제를 활성화하고 인민생활을 안정향상시키는 문제와 밀접히 련관되여있습니다. 》

최근 국가적으로 5,000원권종 중앙은행돈표를 발행하여 기관,공장.기업소들의 생산경영활동과 관련한 자금, 일군들과 종업원들의 생활비,주민들의 저금돈,은행카드돈 등 여러 공간을 통하여 지출하고있다.

그러면 왜 국가적으로 중앙은행돈표를 발하게 되였는가.

지금 우리는 혹독한 도전과 장애속에서 사회주의건설의 새로운 승리를 이룩하기 위한 투쟁을 힘있게 벌리고있다.
 모든 잠재력을 총발동하여 당 제8차대회가 제시한 경제건설목표들을 원만히 수행하고 인민생활을 하루빨리 안정향상시키는데서 나라의 화폐류통을 원활하게 보장하는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로 나선다.

 그리나 세계적인 보건위기가 장기화되고있는것으로 하여 국가적으로 공장,기업소들의 생산과 경영활동에 필요한 현금수요를 원만히 충족시키지 못하다나니 경제건설과 인민생활향상을 위한 사업이 지장을 받고있다.

국가에서는 화폐류통에서 일시적으로 조성된 난관을 주동적으로 타개하기 위하여 5,000윈권종 중앙은행돈표를 발행할데 대한 조치를 취하였다.

 중앙은행돈표는 국가가 담보하고 발행하는 현금과 같은 지위를 가지는 림시통화이며 현금과 꼭같은 가치로 류통 및 지붙수단,저축수단의 기능을 수행한다.말하자면 중앙은행돈표는 지금 우리가 일상적으로 리용하고있는 현금과 같이 아무러한 제한없이 사용할수 있으며 현금과도 자유롭게 교환할수 있다.

 그런데 지금 중앙은행돈표의 류통과정에 이러지러한 편향들이 나타나고있다.

 일부 상업급양봉사기관들과 시장들,주민들이 중앙은행돈표를 가지고있다가 후에 현금과 바꾸어주지 않으면 야단이다.돈표의 질이 5,000원짜리 돈보다 못하다고 하면서 잘 받지 않고있다.더우기 엄중한것은 일부 야외매대와 시장들에서 봉사원들과 판매원들이 5,000원짜리 돈표를 4,000원 혹은3,800원으로 인하시켜 받겠다고 하는것이다.

 이것은 명백히 국가에서 발행한 돈표의 가치를 떨구는 행위로,중앙은행돈표가 류통되는것을 돈벌이공간으로삼으려는 해독행위로 보아야 한다.

중앙은행돈표의 류통과정에 나타난 심각한 편향은 이뿐이 아니다.

지금 생활비를 올러주기 위해 돈표를 발행하였다는 류언비어,가짜돈표가 나왔다는 류언비어,인차 화폐교환을 하기 위해 돈표룰 발행하였다는 류언비어,낡은 돈표는 국가에서 받지 않는다는 류언비어들이 나돌고있다.

이러한 류언비어들은 다 일부 불순한자들이 돈표류통에 혼란을 조성하기 위해 꾸며낸 전혀 근거가 없는 허튼소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상적으로 흘리터분한 사랍들은 그것을 되받아넘기는가 하면 여기에 자기 생각까지 덧붙여 말하고있다.

우리는 중앙은행돈표의 류통에 저해를 주는 현상틀은 크든작든 국가적조치에 도전하고 민심을 흐려놓는 반국가적,반인민적행위로 된다는것을 똑바로 명심하고 돈표류통에서 사소한 편향도 나타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중앙은행돈표에 대하여 잘 아는것이 무엇보나 중요하다.

중앙은행돈표는 빛에 비추어볼 때 목란꽃을 형상한 보통의 물문양과 5.000이라는 액면수자를 형상한 흰색의 물문양이 보이며 본표의 앞면에 있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중앙은행돈표》 글자와 발행년도,금색광택효과를 나타내는 액면은 손으로 만질 때 도드라진 느낌을 준다.

그러고 돈표앞면(개선문을 형상한 면)의 오른쪽 웃부분에 표기한 수자 5,000과 아래부분에 표기한 오천원사이 중심을 자외선빛으로 비치면 연한 록색의 5천이라는 글이 보인다.
이런 위조방지기법들을 리용하였기때문에 중앙은행돈표는 위조돈표와 쉽게 구별된다.

사용과정에 오손되거나 일부가찢어져 없어진 중앙은행돈표는 량면에 새겨져있는 번호가 같고 위조방지표식이 살아있으면 은행에서 돈표 또는 현금으로 제한없이 교환해준다. 그러므로 중앙은행돈표 사용과정에 오손되면 즉시 은행에서 바꾸어 리용하면 된다.

우리는 중앙은행돈표는 현재 류통되고있는 현금과 같은 가치를 가지며 앞으로 화폐생산이 정상화되면 모두 회수하여 현금과 제때에 바꾸어준다는것을 잘 알고 돈표를 적극 리용하여야 한다.

상점과 식당을 비롯한 봉사단위들과 시장과 야외매대, 려객뻐스들에서 손님들이 내는 중앙은행돈표로 즉시 봉사결제를 해 주여야 한다. 중앙은행돈표를 인하시켜 받는 현상이 절대로 나타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이번에 발행한 중앙은행돈표는 나라의 귀중한 재산인 동시에 100% 우리의 원료와 자재로 만든 자력갱생정신이 구현된 소중한 창조물이다.
그린것만큼 애국의 마음으로 중앙은행돈표를 정히 다루고 깨끗하게 리용하여 돈표가 조금이라도 더 오래 리용되도록 하여야 한다.

중앙은행돈표의 류통을 저해하는 현상들을 경제발전과 인빈생활향상에 지장을 주는 엄중한 행위로 보고 강한투쟁을 벌려야 한다.
중앙은행돈표를 받지 않겠다고 하면서 사랍들에게 생활상불편울 주는 현상에 대하여서는 즉시 대중적인 투쟁을 별려 배겨내지 못하게 하여야 한다.

중앙은행돈표를 사용하는 과정에 위조,변조된 돈표를 발견하면 해당 법기관과 은행에 시급히 알러주어 가짜돈표가 나돌지 못하게 하여야 한다.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중앙은행돈표를 인하시켜 받는 현상, 돈표를 위조하거나 매매하는 현상, 돈표류통과 관련한 류언비어를 퍼뜨려 민심울 흐리게 하는 현상들은 당적,행정적,법적으로 강하게 대책하여야 한다.

모든 일군들과 근로자들,주민들은 중앙은행돈표를 적극 리용하고 그 류통과정에 사소한 편향도 나타나지 않도록 함으로써 나라의 화폐류통과 사회주의경제건설,인민생활향상에 이바지하여야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