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 2011년의 김정일 탄생일에 나눠줬던 과자봉투. 「세상에 부러운 것이 없다」라고 써 있다. 2011년 2월, 최경옥 촬영(아시아 프레스)

2월 16일은 김정일의 생일(광명성절)이다. 북한에서는 4월 15일 김일성의 생일(태양절)과 함께 민족 최대의 경명절이다. 올해는 김정일 탄생 80주년(실제로는 81주년), 김일성 탄생 110주년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의 영향으로 최근 10년 중 최악의 경제 상황 속에서 맞이하게 되었다. 최대 명절에 공급 된 특별배급의 실정을 함경북도와 양강도에 거주하는 취재협력자에게 들었다.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

◆ 비누, 칫솔, 옥수수 2kg뿐...

1. 함경북도 회령시
―― 특별배급은 있었습니까?

기관과 기업 직장마다 비누, 칫솔, 치약, 간장, 된장이 국영상점에서 배급됐습니다. 식량은 옥수수 이틀 치 나왔습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당국으로부터 받은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 직장이 없는 사람의 배급은 조사할 수 없었다.

―― 김정일 탄생 80주년인데 양이 적네요.

나라의 재정 사정이 나쁜 건 모두가 알고 있어서, 주민들은 제대로 된 배급이 나올 리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실망도 없었을 겁니다.

―― 아이들에게 주는 선물은 있었습니까?

오늘(2월 14일), 아이들에게 배급 나온 사탕과자는 당국이 배급한 게 아니라, 함경북도가 독자적으로 생산한 겁니다. 옥수수로 만든 엿이 들어있었는데, 설탕이 부족합니다. 중국에서 안 들어오니까요.

◆중국에서 들어 온 물자는 평양으로. 지방은 소외

―― 물자 부족이 심각한가 보네요.

아주 심각합니다. 지금 중국에서 천이 들어오지 않아서 아이들에게 주는 교복 선물도 한심할 정도로 질 나쁜 국산 천으로 만듭니다. 그런데 그런 천조차도 없어서 올해 진학하는 학생들의 교복은 어떡할지, 당국의 큰 골칫거리라고 합니다.

※ 예전부터 수령님이 아이들에게 주는 선물의 핵심은 교복과 학용품이었다.

―― 1월 17일부터 중국과 철도 무역이 재개돼 수입 물자가 지방에서도 유통되기 시작했지 않습니까?

중국에서 신의주로 들어온 수입품은 평양으로 보내졌고, 지방에는 아직 유통되는 것이 없습니다. 이번 명절 배급에 평양 사람들에게는 조금 나은 물건을 만들어줬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지방에는 미리 국가로부터 "지방은 도와 시에서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라"라는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이번 명절 배급품 조달은 자력으로 하는 게 원칙이었습니다.

(참고사진) 국영 상점 앞에서 명절 특별 배급에 줄을 선 사람들. 2008년 9월 황해북도에서 심의천촬영(아시아 프레스)

◆명절기간은 경비엄중경계

―― 자력으로 할 수 있습니까?

명절용 배급 물자를 조달하려고 당 일꾼들은 농촌에 '숙제'(과제, 할당량)의 대부분을 떠넘기는 식이었습니다. 일부 기업에서는 당원인 노동자에게 3000원씩(약50엔) 내라고 요구했습니다.

―― 명절을 성대히 축하하는 분위기입니까?

행사는 여러 가지 큰 게 있습니다. 그런데 그보다도 14일부터 17일까지가 특별경비주간이라 귀찮기 짝이 없습니다. 사법, 통제기관과 청년동맹, 지방의 민간 무력이 경비에 동원되어 만일이라도 사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엄중히 경계하고 있습니다. 이곳 시당(市党)조직 비서도 명절에 근무한다고 합니다.

진심으로 명절을 기뻐한다든가, 애국심이 가득하다든가 하는 건 말도 안 됩니다. 명절이 기쁜 건 선물과 배급을 받고, 일을 쉬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축하하라고 하니 그냥 습관적으로 하는 것뿐입니다.

2. 양강도

당국으로부터의 명절 배급은 전혀 없었다. 기관이나 기업소에 자력으로 노동자들에게 특별배급을 하라는 지시가 있어, 혜산시내의 강철공장에서는 도루묵을 1인당 1킬로를 배급하고, 제지 공장에서는 간장, 된장이 조금 나왔다. 모두 무상이다. 기업 직장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특별배급은 전혀 없었다. 한편, 검찰, 법원도 경찰 등의 사법·통치기관, 노동당기관, 행정 기관의 직원에게는 1인당 식용유 500그램과 수산물 배급이 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