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은 2019년 4월 기차로 극동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단 한번 푸틴과 회담 했다. 로동신문에서 인용.

푸틴은 무서운 독재자다. 지난 60일간, 세계는 그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푸틴은 대러시아주의에 편집(偏執)해서 주권 국가인 우크라이나를 엉터리 구실을 붙여가면서까지 점령하려는 야망을, 러시아 국민에게 막대한 고통을 주는 것도 개의치 않고 실현에 나섰다. 독선적이고 냉혹하며 강한 의지까지 가진 독재자에게 세계는 동요하고 있다. 러시아에는 푸틴의 무모함을 억제, 견제하는 민주주의도 보도의 자유도 남지 않았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면서 내가 바로 생각이 미친 것은 북한의 김정은이다. 1월부터 이달 29일까지 반복한 미사일 발사 실험은 11회. 4월 25일에는 평양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거행했다.

열병식이 보도된, 2시간 19분에 이르는 조선중앙TV의 프로그램을 보았다. 밤하늘에 불꽃이 터지고 전투기가 날아가는 화려한 연출이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지 않지만, 내가 느낀 점은 '아깝다'를 넘어서 경제난에도 큰돈을 쓰는 데 주저하지 않는 김정은의 무서움이다.

북한은 코로나 팬데믹 대책인 국경 봉쇄와 엄격한 행동 통제로 심각한 경제 혼란에 빠졌다. 지방 도시의 취약층에서는 아사 병사하는 사람이 생기는 등 김정은 집권 10년 만에 최악의 인도위기가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권의 위광과 자신의 우상화, 무기를 과사하는 데 분주하다.

마침 푸틴 전쟁이 시작된 무렵부터, 몇 명의 재일 코리안으로부터 연이어 문의가 왔다. 북한에 사는 친척으로부터 갑자기 집으로 수신자 부담 전화가 왔다고 한다.

"생활은 최악이다. 송금해달라는데, 돈을 보낼 방법은 없을까?"라는 것이다.

경제제재 때문에 일본에서 북한으로 은행 송금은 할 수 없지만, 인도적 목적으로 한 번에 10만 엔까지 보험취급 우편으로 보낼 수 있다. 또한 재일조선총련 관계자 방문 시 부탁하는 방법을 취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런데 북한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겠다고 자국민의 귀국을 포함해 외국으로부터의 입국을 일절 인정하지 않고 있다. 국제우편도 닫혀서 엽서 한 장조차 닿지 않는다. 지하송금 브로커를 쓰는 수단도 있지만 북한 국내 이동통제가 심해서 중국국경까지 받으로 갈수가 없다. "유감이지만 코로나가 수습될 때까지 송금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그렇게 대답했다.

열병식 연설에서 김정은이 중대한 발언을 했다. 핵무기를 보유하는 사명에 대해, 기존의 전쟁 방지라는 주장에 덧붙여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근본리익을 침탈하려든다면 우리 핵무력은 의외의 자기의 둘째가는 사명을 결단코 결행하지 않을수 없을것입니다'라고 선제 사용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이는 푸틴을 모방한 것이 아닐까 나는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푸틴은 전술핵 사용을 언급하며 노골적인 핵위협을 했다. 그 위협으로 NATO(북대서양 조약 기구)와 미국이 파병하지 못하게 하는 '억제 에스컬레이션'이었다고 안보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정은은 '우크라이나는 핵이 없어서 공격당했다'가 아니라, '핵으로 위협하면 미국도 나오지 못 한다'라는 점을 배운 것이 아닐까.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을 자위 때문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실험을 반복하는 탄도미사일군(群)은 분명히 과잉하고 공격적이다. 국민을 굶겨가면서 지키려는 것은 세습에 의한 김 씨 일족 지배 체제일 것이다.

김정은의 행동을 억제하는 민주주의도, 견제하는 세력도, 유일 영도 체계를 국시로 삼은 북한에는 전무하다. 그런 독재자가 핵과 미사일 기술 고도화에 과도한 집착을 계속하는 모습에 노심초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