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 큰 배낭을 짊어진 농촌 여성. 2008년 10월에 평양 교외 농촌에서 촬영 장정길 = 아시아프레스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산이 시작된 것은, 마침 전국에서 모내기와 파종 등 농작업이 본격화하는 5월 초순이었다. 사람의 이동이 금지돼 도시 주민을 농촌에 동원할 수 없게 됐다. 협동농장의 논밭은 풀이 무성한 상태였다.

6월 중순이 돼서야 겨우 각지에서 도시 봉쇄가 완화 및 해제되어, 김정은 정권은 농작업의 지연을 만회하려고 도시 주민을 농촌으로 보내라는 지령을 내리고 있다.

◆ 아침 일찍부터 '통근'하거나 농촌 상주

"주민을 총동원하는 게 원칙이다. 인민반, 여성동맹 등에서는 교대로 농촌에 사람을 보내 아침부터 오후 4시까지 작업을 시키고 있다. 참가는 의무. 다녀온 사람에게 '농촌동원 참가확인증'을 발급하는데, 이게 없으면 시장에서 장사도 못한다. 물론 발열 확인은 엄중히 하고 있다"
※ 인민반은 최말단 행정조직. 20~40세대를 관리한다. 여성동맹은 취업하지 않은 성인 여성 단체. 거의 가정주부로 구성.

함경북도 도시부에 사는 취재협력자 A 씨는 이렇게 전한다.

주민 조직과 별도로, 기관, 공장, 기업에서도 동원하고 있다. 협동농장의 특정 경지를 담당케 하고 할당량을 설정해 책임을 지게 하는 방식이다. 노동자 동원에는 '통근' 외에 '상주'가 있다고 한다. 직장에 '농촌동원 돌격대'를 조직해서 가을 수확이 끝날 때까지 계속 농장일을 시키는 것이다.

"지금은 아무튼 김매기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도시에서 동원자가 오지 않는 동안에는 농장원에게 야간에 김매기를 시켰다. 동원에 가고 싶지 않은 사람 중에서는 코로나 증상이 나왔다고 거짓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라고 양강도의 협력자는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