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 마을 공동우물에서 물을 길어 집으로 가는 여성. 기름값 절약을 위해 끓이지 않고 마시는 사람이 많다. 2015년 1월 북한 중부지방에서 촬영 '민들레' (아시아프레스)

북한에서 12월 중순부터 추위가 심해지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영하 20~30도까지 기온이 떨어지는 날이 드물지 않은 북부지역 서민들에게 취사와 난방용 연료 입수는 생명과 관련된 문제다. 함경북도 도시부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노동자에게 석탄 배급이 실시됐지만 그 양은 3분의 1 이하로 격감. 도시 주민이 탄광에 모여 경찰이 출동하는 소란도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강지원)

◆ 이례적 석탄 배급 실시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어떻게 살라고?'

"공장과 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취사, 난방용 석탄이 1인당 150kg 배급되게 됐다"
함경북도 도시부 국영기업에 근무하는 취재파트너가 12월 20일, 이렇게 전해 왔다.

광범위한 노동자에게 석탄배급이 실시되는 건 작년에 이어 이례적. 대금은 오래전에 정해진 저렴한 국정가격으로, 노동자의 급여에서 공제된다고 한다. 하지만 그 비용은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

현재, 어느 공장과 기업에서도 종업원에게 월동용 석탄을 사줄 여유가 없다. 국영기업의 급여는 대개 2000~5000원 정도(한화 약 310~776원)로 형식에 지나지 않으며 코로나 방역을 구실로 한 통제로 인해 경제가 마비돼 장사로 버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월동용 장작과 석탄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는 서민들에게 사활이 걸린 문제다. "인민의 곤경이 위에 보고돼 '전표'로 석탄을 배급하게 됐다"라고 협력자는 말한다. 그 구조는 다음과 같다.

국가가 비용을 보증하는 '석탄전표'를 국영기업에 발급해, 그걸로 탄갱과 석탄회사는 석탄의 인도를 인정한다. 석탄회사는 '전표'를 은행과 국가기관에 제출하고 나중에 정산하는 방식이다. 지난해도 북부지역에서는 1월에 '석탄전표' 방식으로 노동자에게 석탄 500~800kg 정도를 배급됐다. 이례적이었다.

◆ 한 해 겨울에 석탄 150kg로는 월동 무리

그러나 '전표'를 통한 거래는 탄광 현지에서의 석탄 인도까지다. 거기에서 직장까지의 운반은 기업이 자력으로 해결해야 한다. 차량과 연료를 조달하는 비용은 결국 받은 석탄으로 충당시킬 수밖에 없기에, 실제로 노동자가 받는 석탄은 150kg을 한참 밑돌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석탄배급은 출근하는 노동자 본인 몫뿐이다. 부양가족 몫이나 퇴직한 노인들은 지금까지 대로 자력으로 현금으로 구입해야 한다.

함경북도 출신 탈북자에 따르면, 석탄만으로 취사나 난방을 한다면 세대당 한 해 겨울에 1.5~2t이 필요하다고 한다. 현지 취재협력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분개한다.

"수확이 끝났는데 식량 가격이 그다지 떨어지지 않고, 모두 돈이 없어서 살기가 너무 힘들다. 게다가 얼어 죽을까 걱정해야 한다. 고작 석탄 150kg으로 겨울을 어떻게 살아가라는 말인가?"

◆ 석탄 줍기에 아이와 노인까지 탄광으로

그래도, 석탄 배급이 나오면서 시장가격이 크게 떨어졌다고 한다. 이 협력자에 따르면 1t당 130위안 정도였던 것이 95위안까지 내려갔다. 그래도 못사는 사람이 많아서 탄광 주변에는 석탄과 식량을 물물교환하는 장사도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 1위안은 한화 약 184원

"탄광에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석탄을 주워가려는 사람이 많이 모여 있다. 은덕군 오봉탄광에서는 몰려든 사람을 탄광의 '규찰대'(질서유지조직)가 단속해, 주워 모은 석탄을 회수하고 있었다. 현장은 살기 등등해 울부짖는 사람도 있었고, 싸움이 나서 칼부림까지 일어나 안전국(경찰) 기동대까지 출동했다"
협력자는 현지의 혼란을 이렇게 설명했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북한지도 (제작 아시아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