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중심부에 세워진, '태양상'이라 불리는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초상화. 엄중한 경비의 대상이다. 2013년 3월 평안남도 평성시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 민족 최대의 명절인데…

4월 15일은 김일성의 생일 = '태양절'이다. 북한에서는 민족 최대의 명절이며, 매년 지도자로부터의 선물 = 특별배급이 지구(地區)와 직장에서 지급돼 왔다. 예전에는 식품, 쌀, 술, 담배, 학용품, 학생복 등이 지급됐지만, 최근에는 경제 악화를 반영해 수도 평양 이외에서는 양과 질 모두 열화가 현저하다. 올해의 특별배급은 어떨까? 북부지역에 사는 취재협력자에게 물었다. (강지원)

양강도의 중심 도시인 혜산시에 사는 취재협력자 A 씨는 다음과 같이 보고한다.

"주민에게는 쌀도 옥수수도 나오지 않았다. 국영 상점을 통해 칫솔과 빨랫비누를 나눠줬다. 국영기업과 공장에서는 노동자 본인 대상 특별배급이 지급됐다. 직장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혜산광산의 경우 노동자 1인당 옥수수가 7kg 지급됐다"

◆ 빨랫비누 1개뿐

함경북도 무산군의 취재협력자 B 씨로부터도 거의 같은 보고가 있었다. 무산광산은 종업원 수가 추정 1만 명정도인 북한 최대의 철광산이다. 이곳에서 노동자에게 옥수수 5kg를 특별배급했다고 한다.

"원래 광산 당국은 중국산 백미를 준비했는데, 양을 늘리기 위해 그걸 팔아 옥수수를 사서 지급했다"

1kg당 현재 시장 가격은 백미가 옥수수의 2배다. 즉, 무산광산이 당초 준비했던 것은 백미 2.5kg 정도에 지나지 않은 셈이다. 이걸로는 양이 너무 적기 때문에, 옥수수로 바꾸어 늘렸다는 것이다. 무산에서는 일반 주민에게는 무엇이 배급됐을까?

"주민에게는 한 세대당 빨랫비누 1개가 지급됐을 뿐이고, 그밖에는 식량도 식품도 배급되지 않았다"라고 B 씨는 설명했다.

'태양절'의 특별배급은 원래 지도자가 인민을 배려해 하사하는 것이었다. 재정난으로 그렇게 하지 못하게 된 지금, 국영기업은 자력으로 준비해 노동자에게 지급해야 한다. 국가로부터의 보조는, 대부분의 기업에게는 없다고 한다. 그 때문에 지급하는 양과 질에 격차가 생기는 것이다.

또한, 평양과 다른 지역의 특별배급 상황에 대해서는 현시점에서는 정보를 얻지 못하고 있다.

◆ 세습 통치를 위해 김일성의 권위 선전

"올해는 김일성 생일에 맞춰, 충성의 노래 모임과 보고대회, 위대성 학습 등 예년보다 예정된 행사가 많습니다. 정말 피곤합니다"

협력자인 A 씨는, 이렇게 불만을 토로한다.

사망한 지 30년이 다 된 김일성은, 북한의 젊은 세대에게 있어 기록영화 속에서만 보는, 실감이 없는 먼 과거의 위인이다. 그렇지만 '백두의 혈통'을 자기 권위의 원천으로 삼아 온 김정은에게 있어 할아버지인 김일성의 존재가 희미해지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닐 것이다.

빈약한 특별배급밖에 주지 못해도 관련 행사를 늘리는 것은, 세습통치의 영속화를 목표로 하는 김 씨 일족에게는 필수일 것이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