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라선(라진-선봉)을 통해 유입된 러시아산 밀가루가 양강도와 함경북도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최대 동광산인 혜산광산에도 밀가루가 공급되었고, 일반 주민도 량곡판매소에서 세대당 5~10kg씩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전성준 / 강지원)
◆ 혜산광산 러시아산 밀가루 공급, 1kg당 9000원
양강도에 거주하는 아시아프레스 협력자 A 씨는 6월 초 현지 상황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최근 혜산광산에 러시아산 밀가루 공급이 이뤄졌어요. 량곡판매소를 통해서도 밀가루가 판매되고 있는데, 세대당 10kg까지 구매 가능한 상태이고 가격은 1kg에 9,000원이에요”
※ 2025년 6월 현재, 북한 돈 1,000원은 한화로 약 50원이다.
혜산광산은 북한 최대의 동광산으로, 이처럼 주요 국영기업에까지 러시아산 밀가루가 공급되고 있다는 것은 상당한 규모의 식량이 러시아로부터 유입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 량곡판매소 판매도... 주민들이 현금 없어 거래 부진
함경북도의 협력자 B 씨는 러시아산 밀가루 유입 상황을 보다 구체적으로 6월 초에 전했다.
“량곡판매소에 나오는 식량은, 라선을 통해 들어온 러시아산 밀가루를 일주일에 1회씩 판매하고 있어요. 세대당 5kg씩 살 수 있는데 용도를 밝히면 20~30kg씩 구매 가능해요”
하지만 일반 주민은 현금이 부족해 실제 량곡판매소의 거래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B 씨는 “국영기업들에 대한 로보물자 형태로 중국산 옥수수, 러시아산 밀가루가 지급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 로보물자 : ‘로동보충물자’의 약자로, 국가가 배급이나 임금 외에 추가로 노동자들에게 지급하는 인센티브 개념의 물자.
◆ 절량세대엔 무상 지원, 빵 생산해 우대 대상에 공급
러시아산 밀가루는 지방 공장에서 빵으로 가공해 취약계층에 무상 공급하는 방식도 활용되고 있다고 B 씨는 전했다.
"량곡판매소에 보관된 밀가루가 거래되지 않아 지방 공장에서 빵으로 생산해 절량세대나 노약자, 영예군인(상이군인), 교원들 같이 우대 대상들에게 무상으로 공급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면서 B 씨는 “절량세대에 대해서는 인민반장의 권한으로 동사무소에서 확인하여 월 5kg 정도의 무상 식량지원이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러-우전쟁 기간 수백만 발의 탄약을 포함한 다량의 무기를 제공해왔다. 또한 지난해 말부터는 직접 전장에 병력을 파병해 참전 중이다. 북한 내에서 유통 중인 러시아산 밀가루는 이 같은 북한의 군사지원에 대한 대가일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산 밀가루가 북한의 식량 사정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되겠지만, 현금 수입 부족과 유통 체계의 한계로 식량부족 문제 해결은 여전히 쉽지 않아 보인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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