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적 낙태도 있긴 하지만…

협력자에 따르면, 모든 낙태가 전면 금지된 것은 아니다.

"병원에서 (합법적으로)낙태를 하려면 남편, 남편 가족, 인민반장, 동사무소까지 승인받아야 한다. 게다가 가정 형편과 낙태를 해야하는 이유까지 정확히 밝혀야 한다. 절차에 너무 긴 시간이 걸려 낙태를 못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불법이지만)개인이 수술해 줄 사람을 찾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토대로, 협력자는 남성 중심 사회를 한탄하며 여성의 불쌍한 처지를 안타까워한다.

"(국가는) 남성의 정력에 좋다는 것들은 만들어도, 피임 기구는 중국산뿐이고 국산 제품은 없다. 게다가 중국산 피임 기구도 약국에서 판매를 승인하지 않아서 안 판다. 단속에 걸리면 아이를 낳으라고 한다. 엄격히 단속하다 보니 몰래 낙태 수술을 시도하다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이 나라 여성들은 정말 불쌍하다"

◆여성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낳지 않는' 선택

'낳지 않는' 선택은 여성들의 처지와 고통을 반영한 것이다.

먹고 사는 것조차 힘든 상황인데,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직장에 나가 제대로 된 현금 수입을 얻지 못하는 남편을 대신해 돈을 벌러 나가야 하고, 육아와 가사 부담 대부분이 여성의 몫이 된다.

요즈음 북한에서는 개인의 경제 활동이 강력히 제한되면서 현금 수입이 급감하고 있다. 아이를 낳아도 배불리 먹일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늘 따라다닐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여성은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지만, 원치 않는 임신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낳지 않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여성에게 엄격한 통제와 처벌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당국은 다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북한 지도 제작 아시아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