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한 병사라고 하는 초상에 훈장을 달고 있는 김정은. 2025년 8월 21일자 조선중앙통신에서 인용.

◆영웅 취급해도 자식의 죽음을 기뻐할 부모는 없어

A 씨는, 전사자를 영웅으로 표창하는 것에 대해 냉정한 견해를 내비쳤다.

"여기(거주지)에는 아이가 러시아에 파병된 집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군대에 아들딸을 보낸 부모들은 모두 똑같이 걱정하고 있습니다.

설사 영웅 칭호를 받는다 하더라도, 자식의 죽음 앞에 기뻐할 사람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게다가 국가로부터 영웅 대우를 받는다 해도 돈이나 배급을 받는 것도 아닙니다. 설령 받는다 해도, 자식과 바꿀 수는 없습니다.

이번 전사자 유족에게는 유원지와 (원산에 개업한)갈마 지구 관광 호텔의 우선봉사권, 열차 승차권을 무료로 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명절마다 정부가 위로의 물품을 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미 시작된 '현대 영웅 신화' 만들기

함경북도에 사는 다른 협력자 B 씨는, 국가 표창식이 열리기 전 주에 청년 대상 강연회가 있었다고 전했다. B 씨는 노동당원이다.

"현지 청년동맹 조직의 간부가 '청년 교양 자료'라는 제목의 강연 자료를 보여주었습니다. 8월 11일자였습니다. 내용은 청년들이 모든 분야에서 돌격대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 특별군사작전에 참가한 군인들은 우리 시대의 영웅이며, 공화국의 충실한 아들딸이라는 것, 젊은 청년들은 앞장 서서 그들의 영웅적 희생 정신을 본받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B 씨에 따르면, 그 자료에는 "사회주의는 우리 인민의 생명이며 생활입니다. 청년들은 사회주의의 미래의 주인공, 건설자입니다"라는 김정은의 '말씀'이 기재돼 있었다.

또한 상술한 A 씨는, 현지의 청년동맹에서 "집단 입대, 그리고 총폭탄 결사대가 된다는 탄원식을 실시한다고 들었다"라고 말했다.

러시아 파병을 계기로, 김정은 정권이 '현대의 영웅 신화' 만들기에 돌입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 청년동맹 : 정식 명칭은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고급중학(고등학교에 해당) 학생, 대학생부터 대체로 30세까지의 근로 청년까지를 조직하는 노동당 산하 대중 조직.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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