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원들이 수확한 작물을 소달구지에 싣고 있다. 북한에서는 농민 가정에서 태어나면 자자손손 평생 농장원으로 살아야 한다. 2024년 10월 자강도 만포시를 중국 측에서 촬영

농장 간부들이 자식을 농촌에서 벗어나 도시로 보내려는 움직임이 확산되자, 북한 당국이 집중적으로 조사 및 단속하고 있다. 북한에서는 농민 가정에서 태어나면 대대로 평생을 농장원으로 살아야 하는 ‘신분제’가 존재한다. 농장 간부들이 진학이나 병환을 구실 삼아, 자녀가 어떻게든 도시 직장에 배치될 수 있도록 부정을 저지르는 사례들이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고 한다. 함경북도의 취재 협력자가 9월 상순에 전해 왔다. (홍마리 / 강지원)

◆대학 진학을 계기로 도시의 직장으로

취재협력자는 이번 대규모 조사의 발단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전했다.

"한 농장에서, 간부의 자녀가 대학에 진학한 것을 계기로 그대로 도시의 무역회사에 들어갔는데, 이를 누군가가 함경북도의 노동당 조직에 신고하면서 집중 조사가 시작됐다"

계속해, 조사 내용의 상세를 이렇게 설명했다.

"함경북도 당 조직에서 파견된 '그루빠(적발팀)'가 농촌 일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특히 전문학교에 진학한 뒤 그대로 도시 직장에 들어간 사례를 많이 적발하고 있다고 한다. 그중에는 관절염이나 척추 질환 같은 허위 진단서를 꾸며서, (일을 면제받는) 사회보장 대상인 것처럼 위장해 도시로 나온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북한내부>농촌 에너지 혁명? 농장에 태양열, 바이오매스 발전 설비 설치 추진 단, 비용은 농민이 가을 수확으로 후불

◆엄격한 계급사회 농민의 자식은 대대로 농민

북한은 엄연한 신분사회다. 특히 농장원은 가장 가난하고 미래의 가능성이 닫혀 있는 최하층 직업으로 천대받아 왔다. 농민 가정에서 태어나면 대대로 평생을 '농민 신분'에서 벗어날 수 없고, 농촌에서 살아야 한다.

그 때문에 보통은 전문학교나 대학을 졸업하더라도, 원칙적으로 농민 신분이라면 도시 직장에 배치되는 것이 허용되지 않으며, 고향인 농촌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그러나 어떻게든 자식을 도시 주민으로 '신분 전환'시키고자 하는 농장 간부들은, 직장 배치를 결정하는 인민위원회(지방 정부) 노동국 담당자에게 뇌물을 건네는 등 부정을 저질러 도시 직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한 사례들이 대거 적발되고 있다고 한다.

협력자는 "인민위원회 노동국에서도 농촌에 지연이 있는 도시 주민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있다. 이번 조사로 농장 간부들 중 많은 사람들이 모가지가 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