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정부가 러시아에 파병되어 전사한 젊은이들을 ‘영웅화’하는 선동사업을 적극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담은 영상을 활용해 전사자를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영웅’으로 선전과 교육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9월 말, 북부 지역에 거주하는 여성 취재협력자에게서 이야기를 들었다. (이시마루 지로 / 강지원)
<북한특집>젊은이들의 피로 얼룩진 ‘러시아 파병 영웅’ (1) 프로파간다로 ‘새 영웅’ 신화 창조
◆전사자는 2000명으로 한국 당국은 추정
김정은 정권은 2024년 10월경부터 우크라이나 침략을 계속하는 러시아에 파병을 시작했다. 한국 정부는, 그 숫자가 지금까지 1만 5000명에 달했고 전사자는 2000명에 이른다고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11월경부터 전사하거나 생포한 북한 병사의 영상을 다수 공개해 왔는데, 북한이 러시아 파병을 공식 인정한 것은 올해 5월 9일. 김정은이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서 연설 중 언급했다.
전사자가 나오고 있음을 시사한 것은 6월 말이 되고서였다. 김정은이 북한 국기로 덮인 관에 무릎을 꿇은 채 손을 대고 눈물을 흘리는 영상이 공개됐다.
8월 22일 조선중앙TV는 러시아 파병 장병을 표창하는 행사를 방영했다. 전사자로 여겨지는 병사의 사진 아래에 김정은이 훈장을 붙이는 장면이 있었다. 또한 30일에는, 김정은이 전사자 유가족이라고 하는 사람들 앞에서 '조국의 명령을 받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돌격한 영웅이다'라고 눈물을 흘리며 연설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의 눈물에 따라 우는 사람도
러시아에서 전사한 병사의 '영웅화' 작업에 관해 북한 주민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북부 지역에 사는 여성을 인터뷰했다.
―― 8월 후반에 전사자를 추도, 영웅화하는 큰 행사가 있었습니다. 선전 영상은 무척 공들여 만든 것 같습니다. 9월 들어서는 어떻습니까?
선전용 기록영화가 자주 (TV에)나오고, 학습회나 강연회에서도 (전사자는) '조국을 위해 희생한 청년들이며 역사에 오래 남을 영웅들이다' 라고 대대적으로 소개, 선전하고 있습니다.
―― 주민 반응은 어떻습니까?
9월 27일에 열린 여성동맹 학습회에서도 기록영화를 상영했습니다. 모두 여성이다 보니 아들이나 자식을 상상해 눈물을 흘리는 것입니다. 감동해서 떠는 사람도 있었어요. (김정은)원수가 흐느끼는 것을 보고 따라서 우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 여성동맹 : 정식 명칭은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주로 직장에 적이 없는 주부로 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