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 제방공사에 동원된 젊은 병사들.

북한 북서부 지역은 지난 1년 동안 크게 달라졌다. 지난해 7월 말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막대한 침수 피해를 입은 압록강 하류 지역에는, ‘속도전’으로 완성한 아파트 단지가 강가를 따라 쭉 늘어서 있다. 멀리서 보면 장관이지만, 초망원 카메라로 관찰하면 공사의 결함이 눈에 띈다. 강가에서는 많은 남녀 군인을 동원한 제방 공사가 한창이었다. (아시아프레스 편집부)

◆ 돌관공사로 완성한 훌륭한 아파트단지, 하지만 자세히 보면...

사망자와 실종자가 다수 발생한 작년 7월 말의 집중호우. 압록강의 하중도인 평안북도 신의주시 위화도는, 일대가 모두 침수돼 주택도 밭도 떠내려갔다.

김정은 정권은 피해를 입은 압록강 하류 지역에서 대규모 복구 공사를 실시했다. 위성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한, 위화도만 해도 약 70동에 가까운 아파트가 늘어서 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에 완공식이 열렸다. 겨우 6개월도 안 되는 공사 기간에 거의 인력으로만 완성한 셈이다.

강변을 따라 늘어선 신축 아파트 단지. 반년도 되지 않는 공사 기간에 모두 완성시켰다. 현대적 외관으로, 멀리서 보면 중국의 아파트에도 뒤지지 않는 듯하다.

아시아프레스 취재팀이 지난해 10월 현지를 방문했을 때는 ‘속도전’ 건설 한가운데였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대량으로 동원된 사람들이, 헬멧이나 생명줄 같은 기본적인 안전장치조차 충분히 갖추지 못한 위험한 환경에서 묵묵히 작업에 임하고 있었다. 질보다는 속도를 중시한 공법은 조잡했으며, 멀리서 보면 마치 폐허처럼 보이기도 했다.

2024년 10월, 건설 중인 아파트. 콘크리트의 얼룩과 덜컹거리는 형틀 때문인지 폐허처럼 보였다.

초망원 카메라로 아파트 모습을 확대해 살펴보면, 외벽에는 시멘트에 포함된 알칼리 성분이 배어나와 하얗게 변한 부분이나, 타일이 떨어져 나간 부분도 있다. 콘크리트 양생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타일을 붙였거나, 바탕의 몰탈과 도장면이 평탄하게 마무리되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아파트 외벽에는 시멘트의 알칼리 성분이 배어나왔고(빨간 원), 2층 부분의 타일은 일부 벗겨져 떨어졌다. 현관에는 주민으로 보이는 여성이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 쫓기는 모습은 여전해

현장에서는 지금도 남녀를 가리지 않고 군인이 대량 동원되어 제방 공사와 정비에 임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관영 매체에 따르면 아파트 단지 뒤쪽에는 거대한 온실 시설을 비롯해 과학기술 연구 거점 등이 건설 중이며, 김정은이 직접 주도하는 ‘대농장 도시’ 계획이 진행 중이다.

울타리의 바깥 제방공사는 완료했지만, 안 쪽에 한 단계 높은 제방을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

현지에는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의 2025년 9월 18일 현지말씀을 철저히 관철하자!'라는 슬로건이 붙어 있었다. 관영 매체에 따르면, 같은 날 김정은은 현지 지도를 실시했다. 내년 초 예정된 제9차 당대회에 충분한 건설 성과를 보고하는 것을 가리키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제방공사에 동원된 군인들. 병사가 많은 듯하다. 울타리를 넘어온 병사는 강가로 물을 길러 갈 것이다.

여군의 모습도 많이 보였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서인지 헬멧을 하지 않은 사람도 많다.
토사일까 잔해일까? 짐을 짊어진 여성 병사를 다른 사람이 뒤에서 받치고 있다. 뒤에는 '조선로동당 제9차대회에 드리는 충성의 로력적선물을 마련하자!'라는 슬로건.

'당앞에 결의다진 날까지는 〇일 남았다'이라는 간판도 있었다. 작년과 변함없이 공기에 쫓기며 작업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친 모습으로 졸고 있는 군인의 모습도 보였다.

떨어진 곳에 혼자 있는 병사가, 물뿌리개를 손에 든 채 잠들어 있다.
오후 5시경, 노을 아래에서 작업하고 있다. 여성 병사가 울타리에 걸터앉아 웅크린채 잠들어 있다. 헬멧을 벗고 거울을 보며 머리를 정돈하는 병사도.

※ 사진은 모두 평안북도 신의주시 위화도. 지난해 촬영한 것을 제외하고, 2025년 9월 중국 측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북한 지도 제작 아시아프레스
북한 지도 제작 아시아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