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건설 현장에 설치된 감시카메라. 2025년 9월 양강도 혜산시를 중국 측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북한 북부 지역에서 시내 곳곳의 기존 감시카메라가 고성능 기종으로 교체되고, 설치 장소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얼굴인식도 도입된 것으로 보인다. 기기는 중국산이라고 한다. (이시마루 지로 / 강지원)

군대와 주민이 동원된 건설공사 현장에도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었다. 2025년 9월 평안북도 신의주시를 중국측에서 촬영(아시아프레스)

◆ 동상 등 우상화 시설과 사람이 많은 곳에 설치

"8월 말부터 '혁명역사연구실'이나 (김일성·김정일의) 동상, 그리고 사람 많은 장소에서 감시카메라 설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중국산이다. 기존 감시카메라도 훨씬 고성능 기종으로 교체되고 있다. 얼굴인식 기능도 도입됐다”

함경북도 도시부에 사는 취재협력자 A 씨는 9월 후반 이렇게 전했다.

※ 혁명역사연구실이란, 김일성 일족이 항일운동과 대미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날조된 역사를 선전하기 위한 시설이다. 전국 도처에 설치돼 있다.

압록강 근처 국경 경비 초소 옆에 설치된 감시카메라. 2025년 9월, 양강도 혜산시를 중국 측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 얼굴인식 시스템을 직접 보니…

A 씨는 혁명역사연구실의 감시카메라 영상을 모니터링하는 시설에서 화면을 볼 기회가 있었다. 보안국(경찰)에 감시 영상을 감독하는 전문 부서가 설치되어 24시간 교대로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얼굴에 파란색 네모 표시가 뜨고, 그것을 클릭하면 누구인지 확인할 수 있는 구조였다. 영상은 자동으로 녹화되어 저장되는 것과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것이 있었다. 보안원(경찰관)이나 보위원(비밀경찰관)이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이제는 어디를 가도 (당국이)전부 파악한다"

'혁명역사연구실'이나 동상은 김 씨 일가의 우상화를 목적으로 한다. 전력난이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밤에는 조명이 환하게 켜지고, 훼손이나 낙서를 막기 위해 밤샘 경비가 이어져 왔다. A 씨는 "카메라가 증설되면서, 경비 인력의 초소 근무는 없어지고 순찰만 남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