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차에 반발, 차에 침 뱉고 오줌 싸고 훼손하는 ‘테러’도
개인 차량의 증가로 북한 사회의 모순과 문제점이 표면화됐다. 가장 심각한 것은 계층의 갈등이다.
차량을 소유한 개인이 늘어나면서 북한 내에서 진행 중인 빈부격차가 가시화된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양강도의 협력자 A 씨는 11월 중순 다음과 같이 전했다.
“(말로는)다 같이 잘사는 나라인데 누구는 차를 타고, 누구는 자전거도 없어서 걸어 다니고 하니까, 배 아픈 사람들이 있다”
함경북도의 취재협력자도 11월 말 다음과 같이 전했다.
“차들이 많이 돌아다니면서 없는 사람들의 불평불만이 더 심해졌다. 차에 침을 뱉거나 바퀴에 오줌을 싸고 차체를 긁어 놓아서 차 있는 사람들이 자기 동네에 차를 못 가져온다. 이전에는 당에서 주는 대로 먹고 살던 게 갑자기 개인이 자동차를 가지게 되니, ‘내가 너보다 못난 게 뭐냐’는 식의 불평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이에 맞서 ‘가진 자’들은 방어하기 바쁘다. 협조자는 “잘사는 사람들은 단독주택 마당에 지하 차고를 파서 차를 숨기거나, 월 15만 원을 내고 경비원이 있는 주차장을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비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학교나 영예군인 가정에 땔감을 지원하고 이를 방송에 내보내는 등 ‘면피성 기부’에 나서는 모습도 포착된다.
◆ 개인 차량이 북한 변화를 초래할까?
지금까지 4회에 걸쳐 북한의 차량 밀수 실태와 그로 인한 변화를 추적했다.
월 노임이 평균 5만 원정도(한화 약 2000원)인 일반 사민이 차량을 소유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적어도 ‘누구나 차량을 소유할 수 있다’는 희망이 존재한다는 의미에서 북한의 ‘마이카 시대’가 열렸다고 볼 수 있다.
새로운 정책이 북한 주민들의 삶의 방식과 유의미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북한 당국은 여전히 강력한 통제수단을 쥐고 있다.
함경북도 협력자는 “교통 규범을 5번 어기면 면허가 정지되고, 차량이 불법적인 일에 동원되면 즉시 몰수한다”며 당국이 촘촘한 통제 장치를 만들어 놨음을 시사했다.
과연 최근의 변화가 김정은 정권의 의도대로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서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걷잡을 수 없는 빈부 격차와 체제 이완의 기폭제가 될 것인가? 앞으로의 추이를 면밀히 지켜봐야 할 것이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