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는 인민반이라는 주민통제조직이 있다. 최말단 행정조직으로, 지구마다 20~50세대로 구성되며 청소나 도로 보수, 퇴비 만들기 동원을 조직하거나 동사무소를 통해 중앙정부의 방침 및 지시를 전달하고, 주민 한사람 한사람의 동향을 세부까지 파악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최근 이 인민반에 의한 주민 통제가 예전보다 더 심해지고 있다고 한다. 양강도에 사는 취재협력자가 그 '지긋지긋함'에 대해 말해주었다. (이시마루 지로 / 강지원)
◆이틀에 한 번 집에 들어와 검사
―― 인민반을 통한 통제가 강화됐다고 하던데요.
최근 인민반이 관리하는 세대수를 기존 20~50세대 정도에서 20세대로 축소했습니다. 통제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여러 구실로 인민반장들이 이틀에 한 번은 집에 들어옵니다. 방송 검열, 전기 검열, 상수도 조사, 독감 검사, 예방접종, 위생 검열 등 자주 옵니다. 주민들 한사람 한사람의 동향은 손바닥 보듯 장악돼 있습니다.
뭔가 눈에 띄는 것이 있으면, "통보가 있었으니 조사한다"며, 안전국(경찰)에서 사람이 옵니다. 그 조사를 막아주겠다면서 (인민반장이)뇌물을 요구합니다.
※ 방송 검열 : 북한의 모든 가정에는 '제3방송'이라는 선전용 유선방송이 설치돼 있다. 그것을 자르거나 개조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검열.
※ 전기 검열 : 절전을 위해, 전기제품을 규정 이상으로 사용하지 않는지에 대한 검열.
◆초소에서 외출과 귀가까지 체크
―― 사람의 출입도 감시된다면서요.
인민반 입구에는 '경비초소'라 불리는 초소가 설치돼 있어서 출입하는 사람은 모두 신분을 밝히고 이름을 적어야 합니다. 주민이 출근 등으로 외출할 때도, 귀가할 때도 적습니다. 질문을 받고 대답하지 않으면 문제가 됩니다.
'경비초소'는 주민을 24시간 3교대로 채웁니다. 인민반 출입을 엄격히 확인하지만, 그래도 만약 범죄나 사고가 발생하면 인민반 전원이 책임을 져야 합니다.
―― 최근, 특히 엄격한 것 무엇입니까?
식량과 물자의 단속입니다. 개인이 식량이나 대량의 물자를 매입한다는 보고가 들어면 조사를 받습니다. 전날 우리 인민반에서, 한 회사에서 쌀 30kg을 사서 집으로 갖고가려던 사람이 '경비초소'에서 걸려서 안전국이 그 쌀의 출처를 조사했습니다. 귀찮고 숨이 막힙니다. 지긋지긋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