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 양강도 보천군의 한 병원 입원실. 허름한 침대에 환자 한 명이 누워 있다. 2015년 4월 촬영 아시아프레스

"2025년을 보건 혁명의 원년으로". 김정은은 2025년 2월, 이렇게 선언했다. 평양뿐 아니라 지방에도 현대적인 의료보건시설을 건설하라는 명령이다. 건설 계획이 밝혀진 것은 대형 평양종합병원, 구성시병원, 평양시의 강동군병원이었는데, 다른 지방에서도 잇달아 의료시설의 리뉴얼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혁명'의 실태는 어떨까? 함경북도의 취재협력자에게 현지 상황을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시마루 지로 / 강지원)

◆수술용 메스도 제대로 없는 지방 병원

이 취재협력자 A 씨가 사는 곳은 함경북도 무산군. 북한 최대의 철광산이 있는 중국과의 국경도시다. 인구는 추정 10만 명 정도다.

―― 무산군에서도 의료 시설 쇄신은 진행되고 있습니까?

지난해 가을부터 의료보건분야를 현대화하라고 중앙의 지시가 있어, 무산군병원을 현대적으로 다시 지으라는 명령이 내려왔습니다. 기존 건물을 개수해 입원실, 진찰실, 검사실 등을 다시 만들었습니다. 문제는, 의료 설비가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것입니다. 실제로 병원에 들어가 보니, 제대로 된 침대 하나 없었습니다.

 

―― 평양에서는 훌륭한 종합병원이 준공됐다고 널리 선전하고 있습니다.

평양과 삼지연 같은 곳에는 신의주와 남포에서 수입된 중국의 좋은 의료설비가 많이 반입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방에는 돈이 없습니다. 무산군병원에 들어온 것은, 중국제 중고 X선 촬영기가 전부였어요.

그 중고 X선 기계도 정격 전압이 아닌 불안정한 전압으로 사용하는 바람에 한 달만에 고장나 버려, 실제로는 쓸 수 없다고 들었습니다.

 

―― 무산에는 다른 병원이 있습니까?

무산광산에도 광산병원이 있는데, 의료 시설은 더욱 열악하고 수술용 칼(메스)조차 제대로 없습니다. 그 밖에 지구마다 작은 진료소가 있습니다.